한국증권 부적격, 계열사 적격

KT 부적격 불구 당국 허용할듯

KT가 비씨카드를 앞세워 케이뱅크의 대주주 역할을 하는 우회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이른바 한국금융지주 효과가 또 적용될 지 관심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첫 사례가 되면 후발주자들도 모두 성공하는 효과다.

KT는 계열회사인 비씨카드에 케이뱅크 주식 2240만여주를 363억여원에 처분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케이뱅크 지분의 10%로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첫 작업이다. 비씨카드는 추가로 케이뱅크가 이달 초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기존 주주들이 사가지 않아 실권 처리된 지분 24%를 2625억원에 사들여 총 34%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르면 17일 금융위원회에 승인 신청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비씨카드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KT가 대주주가 되는 우회로인 셈이다.

KT는 현행법령 상으로는 케이뱅크 대주주로서 결격 사유가 있다. KT는 지난해 3월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다가 공정거래위 조사로 인해 심사가 중단됐다. 이후 대주주 결격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제외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렸지만 무산됐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케이뱅크가 신속히 자금을 확충하고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당국이 심사에 융통성을 발휘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케이뱅크가 증자를 하는데 금융위가 도와줄 것이 있다면 도울 것”이라고 말한 점 역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카카오가 우회증자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섰던 선례 역시 금융당국의 승인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부분이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 대주주였던 한투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기려했지만, 한투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 자격을 제한받으면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지분을 양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재무건전성 등 대주주 적격성 등 심사 기준에 맞춰 심사할 것”이라며 “KT의 적격성 여부까지 들여다 볼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