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 1호 공약 '무료 와이파이'
-통합당 완전 자급제로 '호갱' 방지법 추진
-실효성 불확실, 재탕 추진 지적도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어디를 가든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더불어민주당)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도입해 ‘호갱’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미래통합당)
‘4·15 총선’에서 여야가 내건 대표적인 통신 공약이다. 가계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방향은 똑같지만 , 구현 방식은 다르다. 어떤 공약이 우선 추진될지는 이날 총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21대 국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쪽이 주도권을 갖고 법안 제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이냐 요금이냐=민주당의 공약은 데이터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2년까지 전국에 공공 와이파이 5만3000여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민주당의 ‘총선 1호 공약’이다.
총 5780억원을 들여 전국 버스정류장, 터미널, 철도역, 박물관, 미술관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것이 민주당 구상이다. 무료 와이파이를 확대해 가계 통신비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공공 와이파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여당이 힘을 합치겠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소비자들이 직접 내는 요금을 낮추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통합당은 소비자가 스마트폰 전문 판매점 등에서 구매한 뒤 통신사에서는 요금제 가입만 하면 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 단말기 가격과 요금을 낮추기로 했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도입하면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중심의 소수 브랜드에서 해외 및 중소 제품 단말기까지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통신사 문턱을 없애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평균 자급제 비중은 50%지만 국내는 10%수준에 그친다"며 "중국은 70%에 이르는 등 자급제 시장이 커진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단말기호갱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도입해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인가제는 시장 1위 통신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정부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과도한 요금 인상 방지가 취지지만, 오히려 통신 3시간 경쟁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통합당은 인가제를 폐지해 통신사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면 요금 수준이 낮아져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공약 추진돼도 글쎄=통신 업계에서는 무료 와이파이 공약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700억원 이상 투입해 구축하는 5만3000여개 와이파이 규모만으로는 증대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입법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상용 와이파이는 37만6211개이다.
새로 구축할 와이파이의 유지보수 비용까지 계산하면 민주당이 추산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정보에 따르면 와이파이 트래픽도 최근 감소 추세다. 지난해 10월 1만6164TB에서 올해 2월 1만1478TB로 와이파이 트래픽은 4개월 연속 줄고 있다.
통합당의 인가제 폐지에 대해서는 경쟁 촉진으로 요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시장 1위 사업자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폐지 찬성 측에서는 통신사 간 담합 도구로 악용될 수 있는 인가제를 없애고 시장에 상품 출시를 맡겨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반대 측에서는 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1위 업체를 견제하려면 인가제 유지가 아직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에도 공약(空約)?=여야의 이번 총선 통신 공약은 재탕, 삼탕이란 지적도 따른다.
민주당의 공공 와이파이는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도 공공 와이파이를 제시한 바 있다.
통합당의 요금인가제 폐지와 단말기 완전자급제도 이미 국회에서 잠자는 법안들이다. 21대 국회를 앞두고 폐기 신세가 된 것이다. 요금인가제는 이미 20대 국회에서 관련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상임위 단계마저 통과하지 못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관련 개정안도 이해관계자 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여전히 묵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