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에 자본 확충 명시
일반주주 피해 최소화 노력
대주주 3자배정 방식 유력 검토
주당 5000원 액면가로 증자 참여
자구안 이번주 중 채권단에 제출
두산그룹 두산솔루스의 매각 후 진행되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증자는 대주주 만이 참여하는 3자배정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증자는 현 주가 보다 높은 액면가 5000원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액면가 이하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증자와 방식이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이번주 중 채권단에 제출한다.
13일 두산중공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보고기간(2019년 12월31일 이후)후 사건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개선 계획 추진을 적시하면서, 자본확충을 통한 차입금 감축 등 단계적인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함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수익성 개선 및 자회사 경영합리화 추진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이 감사보고서에서 밝힌 자본확충은 유상증자의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개별기준 자본총액은 3조4400억원 수준으로, 2018년의 3조9400억원 대비 5000억원 가량 줄었다. 부채는 같은 기간 7조4016억원에서 7조9200억원으로 5000억원 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악화됐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유상증자가 이미 내부적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상증자 내부 방침이 정해진 시점이 두산솔루스 매각과 중첩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 거래 특성상 두산솔루스 매각이 연초부터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 매각과 증자를 연계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2분기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의 만기가 대거 몰려 있어 연초부터 자금 이슈가 크게 불거져 있었다.
증자는 대주주의 책임 경영과 일반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주주 3자배정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다만 현재 3900원의 주가 수준이 걸림돌이다. 두산중공업의 액면가는 5000원이다. 이에 지난해 쌍용차가 단행한 액면가 이하 유상증자 방식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얻어야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라 일반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이에 따라 대주주들이 현재 주가 보다 높은 수준인 액면가 5000원으로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현 주가 보다 높은 수준에서 신주를 인수하게 되는 만큼 증자에 대한 대주주 특혜 시비 등에서 자유롭고, 대주주들의 보유 지분인 만큼 향후 매도물량 출회(오버행) 이슈 부담도 덜 수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이뤄질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상증자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액면가인 5000원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주가는 액면가 이하인 3700원대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자본확충과 주요 비핵심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 등을 담은 자구안을 마련하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15일 총선 이후 이를 채권단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의 매각이 단행되면 자연스럽게 두산중공업에 대한 자본확충이슈가 이어질 것”이라며 “자본확충 방식에 대해 그룹 내부에서 다양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