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쫓겨나고 손가락질…인종차별로 이중고
[헤럴드경제 정세희 기자] “이웃 주민들이 죽어나가도 마스크가 없어서 천으로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슬로바키아에 살고 있는 한국 기업 협렵업체 김모(44) 씨에게 한국에서 파는 보건용 마스크는 언감생심이다. 그는 일하러 나갈 때마다 집에서 아내가 만들어준 마스크를 들고 나간다. 그는 “손으로 만든 마스크는 코와 볼에 잘 밀착되지 않아 흘러내리기 일쑤라 그저 마스크를 썼다는 심리적 안정감만 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유럽과 미국 등 해외 각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하면서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유학생, 개인사업자 등 현지 교민들은 마스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시민들이 보건용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스카프나 목도리로 입과 코를 막고 다니거나 면으로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상황이다.
현재 유럽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이탈리아, 헝가리 등 전세기를 통해 한국행을 택한 이들도 많지만 현지에 남겨진 교민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현지에 남아야 하는 이들은 한인회가 중심이 돼 자체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김창수 체코 한인회장은 “지난 10일 (현지시간) 현대자동차에서 교민들을 위해 마스크 KN95 마스크 1500매를 한인회에 기부하는 등 도움을 줘 숨통이 트였다”면서 “한인회에서는 다방면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프라하와 오스트라바 지역에 마스크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교민들은 마스크 부족뿐만 아니라 인종차별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백현미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한인회 회장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나거나 상점에서 쇼핑 카트를 빼앗기는 경우도 많다”면서 “대놓고 ‘나가라’라고 고함을 치는 일도 비일비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코로나를 잘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고국이 자랑스럽다. 재외 동포들에게도 이제는 이들에게도 눈을 돌려줬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인 이유들로 멀리 나가서 국위를 선양하고 열심히 하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