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코로나19 지원 독려하지만

영리 기업 ‘경영실적평가’ 반영

손실 발생땐 인사·성과급 악영향

관리 못하면 주주가 경영진 문책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시 민생혁신금융 전담창구’ 운영을 시작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은 소상공인이 자금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전담창구에서는 코로나19 피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서울형 골목상권 119 긴급자금(2천억원), 서울형 이자 비용 절감 대환자금(600억원)에 대한 상담과 실제 자금 지원 등을 실시한다. [연합]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시 민생혁신금융 전담창구’ 운영을 시작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은 소상공인이 자금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전담창구에서는 코로나19 피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서울형 골목상권 119 긴급자금(2천억원), 서울형 이자 비용 절감 대환자금(600억원)에 대한 상담과 실제 자금 지원 등을 실시한다. [연합]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대한 제재 조건을 낮추고, 면책 범위를 넓히면서까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을 ‘독려’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제제에 대한 부담을 덜더라도 실적훼손에 따른 불이익까지 감당하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해주기는 어려워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은행들은 내부 징계와 면책 관련 제도를 개편을 검토하고 나섰다. 당국의 면책제도 개편안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차원에서도 은행업권의 기준으로 제시할 면책 가이드라인을 검토한다.

은행들은 대출 등 특정한 업무를 미리 면책 대상으로 당국에 신청할 수 있게 한 대목에 주목한다. 면책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하면 업무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기업대출 담당자는 “실무적으론 하자가 없다는 판단으로 대출이 실행됐지만 나중에 검사 과정에서 일부 구비서류를 고객에게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적받은 사례가 있다”며 “(미리 인정받으면) 적어도 그런 상황은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면책제도 개편안으로 은행의 본질적인 우려까지 해소하진 못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심사 절차를 대폭 줄여서 취급한 대출이 결국 부실(연체)로 돌아오면 그게 각 영업점의 실적으로 잡혀 인사평가와 성과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인 공직이야 문책만 면하면 되지만, 영리기업인 은행은 일단 돈을 벌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은행의 경영실적평가(KPI)에는 각 영업점이 기간 중 기록한 연체 현황 등이 평가항목으로 반영돼 있다. 개별 담당자가 취급한 결과는 영업점 전체의 평가로 이어진다. 부실 가능성이 염려되는 고객에겐 애초에 대출요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금융권 노사정이 합의한 공동선언에 명시된 한시적 KPI 유보에 주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정한 이유로 은행이 실적평가를 미루거나 건너 뛴 전례는 없다. 은행도 주식회사인 나큼 경영실적 관리를 제대로 못할 경우 경영진이 주주로부터 문책 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각에선 “(KPI 유보가)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