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개발 신농약 美 환경청 첫 등록, 호주·남아공 상용화 이어 캐나다·유럽 진출 계획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에서 개발된 잔디 제초제가 전 세계 1위 미국 시장에 진출에 성공했다. 농약 수입국인 한국이 전 세계 잔디 제초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 신농약을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6일 한국화학연구원과 목우연구소에 따르면 양 기관이 함께 개발한 잔디 제초제 ‘메티오졸린’이 지난달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상용화 승인을 받았다. 미국 환경청에 농약을 등록하는 건 미국 식약청(FDA)의 신약 등록에 준하는 일로 평가된다.
메티오졸린은 골프장과 스포츠 필드, 가정정원 등 잔디조성지에 쓰이는 제초제로,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듯이 잡초(새포아풀)만 방제해 제초효과가 탁월하다.
새포아풀은 골프장에서 방제하기 가장 까다로운 잡초로 꼽힌다. 열대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하는 잔디와 비슷한 잡초인데, 잔디 병을 유발하는 병균의 숙주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여름철에는 말라 죽고 겨울철에는 얼어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양잔디로 불리는 한지형 잔디와 새포아풀은 거의 같은 식물 계통이어서 기존에는 한지형 잔디 내에서 새포아풀을 선택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제초제가 없었다.
메티오졸린은 독창적인 화학구조와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져,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새포아풀뿐 아니라, 한지형 잔디에서도 새포아풀만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제초효과가 매우 느리게 발현돼 골프장 등 잔디조성지의 미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메티오졸린 살포 후 2주간 잔디조성지의 외관상 변화 없이 새포아풀의 생장만 저해하다가 4~6주 후에는 잔디가 차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혁 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출연연과 산업체가 공동연구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진 신농약을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신물질 R&D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메티오졸린은 이미 2010년 농촌진흥청 농약으로 등록된 후 ‘포아박사’라는 상품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누적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내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상용화되며, 점차 캐나다와 유럽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서만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