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ESG 조직 대세
국민·하나, 전담조직 신설
신한·우리, 조직개편 예정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금융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구체화되고 있다.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 측면에서 한발 더 들어가 세분화된 사업을 추진할 조직이 금융회사별로 마련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 인사와 함께 단행된 주요 금융그룹의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사회적 가치’다. 단순히 사회공헌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ESG 경영’을 조직체계에 본격적으로 도입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한 KB금융과 KEB하나은행은 ESG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우선 KB금융은 기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해 그룹 차원의 ESG경영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시중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ESG 관련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친환경·사회적 프로젝트의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억달러 규모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국민은행은 현재까지 총 3번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주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요구하는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ESG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책임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경영기획그룹 내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했다. 일회적인 사회공헌 활동 프로세스를 새롭게 재구축해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사회적 가치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추진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새해에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회장을 중심으로 ESG의 주요 요소인 ‘성 평등’ 부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그룹차원의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그룹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1월 중순쯤 조직개편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조직체계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내년 초 조직개편이 단행될 전망이다. 당장은 DLF(파생결합상품) 사태의 직격탄 맞은 우리은행의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급하지만 그룹 차원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ESG 경영’이 새로운 조직체계에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최근 몇년간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ESG 경영'을 적극 고려하면서 주목받아왔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자산 25%가 ESG 평가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권 역시 글로벌 큰손인 기관투자자 유치를 위해 그간 ESG 관련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지만 여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단순히 CEO의 경영방향으로 제시되는 수준일 뿐 ESG를 실행할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전담 조직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주요 금융그룹들이 ESG 경영를 조직 내에 구체적으로 체내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저평가된 국내 금융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ESG는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