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조합 수익성 확보 ‘빨간불’
상한제·담보대출 등 규제 지뢰밭
강남권 재건축 단지 ‘패닉 상태’
사업 지연·중단 땐 공급 더 줄 것
“재건축 인허가를 막아놔서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는 규제대로 다 수용하게 된 거죠. 주민들은 화가 나서 말도 안 나온다고 합니다. 정부는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그에 따른 부작용은 관심 없는 것 같아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조합관계자)
지난 27일 헌법재판소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에 따라 재건축 조합의 사업 진행에 비상이 걸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일반분양가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제동이 걸린 상태에서 초과이익분에 대해서도 부담금 부과가 확정됐다. 최근 대출규제 등 여러 악재가 한 데 몰리며 재건축 지연·중단이 예상되는 사업장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공급부족 우려로 번지고 있다.
30일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을 통지한 조합은 16곳, 부담금 총액은 1254억2300만원이다. 세부적으로 송파구 문정136번지(단독)는 502억4000만원,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108억550만원, 방배동 신성빌라 18억3900만원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부담금은 준공 후 4개월 이내에 부과 여부와 금액이 확정돼 통지된다”며 “각 단지별 사업일정에 맞춰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아파트 재건축에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을 일부 환수하는 제도다. 조합원 한 명당 3000만원 이상 개발 이익을 얻을 때 초과분의 최대 절반을 회수한다.
이는 헌재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에 따라 환수절차가 이뤄지는 것이다. 헌재는 2014년 9월 서울 용산구 한남연립 재건축 조합이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는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며 제기한 위헌 소송에서 재판관 전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제3조 등이 평등·비례·법률 명확성의 원칙과 재산권 침해 여부 등을 고려할 때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합헌 결정에 따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조합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일부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 한 명이 내야 할 부담금이 수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서울 재건축아파트 20개 단지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조합원이 한 명이 내야 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15개 단지의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 부담금은 평균 4억4000만원으로 추산됐다. 강남4구 이외 5개 단지의 조합원당 평균 부담금은 1억4620만원으로 산출됐다.
재건축 사업의 지연·중단도 예상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 쌍용2차 등 일부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헌에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하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권리이익이 침해됐다고 본다”며 “이익이 줄면 재건축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권 교수는 “전반적으로 강남권의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며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기존 주택가격이 또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상식·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