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이용계좌 4% 외국인 명의
‘고객 현금 알바’ 광고 경계해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서울에 사는 중국 국적의 무직 A씨(20)는 지역 생활정보지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중간책을 알게 됐다. 한 푼이 아쉬운 처지에 ‘고액 현금 알바’, ‘심부름 알바’라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서다. 그는 중간책 지시에 따라 택배·무인보관함을 거쳐 전달된 현금카드들로 ATM기에서 돈을 뽑아 보이스피싱 일당에 전달했다. 범죄에 단순 가담한 것이지만, 경찰에 검거돼 처벌을 받았다.
금융감독원·국가정보원·경찰청·은행연합회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에 단순 동원됐더라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12일 주의령을 내렸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가 사회문제로 부각하면서 피해금 단순 전달책도 피해규모·대가수수·반복 가담여부를 고려해 사법당국이 엄중히 처벌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ATM 등에서 다른 사람의 카드로 현금을 뽑아 전달하거나 타인에게 무통장 송금을 하는 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 100개 가운데 4개 가량은 외국인 명의로 집계된다. 올 들어 10월까지 발생한 외국인 이름으로 된 사기이용 계좌는 2234개로 전체 사기이용계좌(5만4364개)의 4.1%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외국인이 보이싱피싱 일당의 핵심 타깃으로 파악된다. 20~30대 이하의 사기이용계좌 비중은 외국인 명의가 64.4%다. 내국인 명의 계좌 비율(39.9%)보다 월등히 높다. 개설된지 1년이 넘은 계좌의 사기이용 비중은 외국인 명의가 84.1%로 내국인 명의(79.7%)를 웃돌았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1월 기준 186만1000명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71만명(48%)으로 가장 많다. 베트남(14만7000명), 태국(9만3000명), 우즈베키스탄(5만1000명)이 뒤를 잇는다.
금감원 등은 외국인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 출국시 통장 양도·매매를 하지 않도록 안내를 더 강화할 예정이다.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에 있는 금융회사 무인점포·ATM엔 현금 인출 전달이나 송금은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내용의 홍보 스티커·포스터를 이달 중 붙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