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온라인 판매 두고 오프라인 vs 온라인 간 신경전

-전통산업 저성장 속 신 플랫폼 출현에 곳곳서 갈등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기존 산업이 저성장 고비를 맞는 와중에 들이닥친 산업 변혁기가 곳곳에서 구 산업과 신 산업간 갈등을 빚고 있다. 전통 산업 영역에서는 규제를 준수하며 산업을 영위한 결과가 규제를 피해간 신생 업체 약진이라는데 불만이 팽배하다. 신규 산업 플랫폼 업체들은 오히려 불합리한 규제가 기업 성장과 국민 편의 증진을 가로막고 있다고 호소했다.

구 산업과 신 산업간 파열음은 타다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부터 유통 규제, 최근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이사장 권영길)은 26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합은 “음주로 인한 사회비용이 1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국민편의와 규제완화를 명분으로 모든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영세 중소유통상인들의 피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호소했다.

주류 온라인 판매는 미성년자 보호, 국민 건강권 보장, 세금 추적 등을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으나 2017년 7월부터 전통주에 한해 예외를 인정했다. 최근 수제맥주 브루어리(맥주공장)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을 뚫기 어려운 신생업체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주류에 대해서도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비어52나 어니스트브루, 일본의 기린이치방시보리 등 맥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국내에서도 틈새산업 활성화의 방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논의만으로도 상인들의 반발을 불러왔듯 ‘뜨거운 감자’다. 연간 14조원 규모인 국내 주류 시장 중 수퍼마켓이 40%, 편의점이 33%를 차지할 정도로 중소상인 비중이 높아 파열음도 그 만큼 크다.

구 산업과 신 산업간 갈등은 주류 판매 뿐이 아니다. 차량공유 서비스인 타다는 위기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시한부’다. 지난 25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 소위를 넘지 못하면서 다소 시간을 벌었다. 개정안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릴 때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게 규정했다.

타다처럼 6시간 이하 운행이나 시내 이용시에는 운전자를 알선하지 못하게 해,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타다 금지법까지 나온 배경에는 택시 등 전통적인 운수사업과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간의 갈등이 있다. 우버, 그랩 등 글로벌 시장의 흐름인 승차공유 서비스라는 ‘타다 옹호론’과 면허비 없는 꼼수 택시 영업이란 ‘비판론’은 국회에 이어 사법부에서 다시 불붙게 됐다. 타다는 검찰 기소로 인해 법원에서 운수법 위반 여부까지 다퉈야 한다.

국회 계류중인 유통산업발전법 역시 기존 플랫폼과 신산업간 대치의 영역으로 꼽힌다. 대형마트에 적용됐던 의무휴업일 등의 규제를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은 100여개 소상공인단체가 지난달 토론회를 통해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여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도 처리가 시급한 민생입법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마트 등 단일업태와 다른 복합쇼핑몰 형태를 이해하지 못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고객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게 아니라 여가를 보내기 위해 오는 곳인데 의무휴업일을 정한다는 것은 소비자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한 규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