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에도 발행수요 여전
PE '경영참여' 부담 불구 '장기 밸류업 파트너' 기대
도미누스인베, 오퍼스PE 등 주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발행을 위해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라임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대체 파트너인 셈이다. PE는 헤지펀드와 달리 경영 참여를 내세우는 점이 부담이지만, 자금조달에 더해 경영 개선 효과까지 꾀하는 코스닥 기업들의 관심이 PE 업계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발간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따른 메자닌시장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라임 사태로 인해 향후 메자닌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며 "우선 투자자의 메자닌에 대한 위험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재무위험 기업이 발행하는 메자닌에 대한 투자는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헤지펀드들의 활동 반경이 위축된 코스닥 메자닌 시장에서 PEF 운용사들이 새로운 주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하는 메자닌을 인수해온 주축은 헤지펀드였다. 특히 정부가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닥벤처펀드' 제도를 마련하고 각종 세제 해택을 준 이후로는, 쿠폰금리와 만기 금리가 모두 제로(0%)인 CB일지라도 헤지펀드들이 줄을 서서 인수해 가는 사례가 쏟아졌다. 반면 이같은 메자닌 발행·투자 관행은 이사 파견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회수 방안에 대해서도 개별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PE들에게는 접근 대상이 아니었다. PE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사가 유리한 조건에도 투자자들이 줄을 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PE에게까지 협상 기회가 오는 경우는 거의 전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임사태 이후 헤지펀드들의 메자닌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발행사가 먼저 PE 업계에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발행 수요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그간 앞장서 자금을 대왔던 투자자들이 줄어드니, 발행사가 먼저 대안을 고민하고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다른 PE 업계 관계자는 "그간 PE 업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코스닥CB 투자건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고 있다"며 "투자조건에 대한 개별 협상과 경영참여가 낯설고 부담일 수 있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 파트너를 맞아들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발행사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PE를 찾는 코스닥기업이 많아질 경우, 메자닌 전략 투자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운용사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기업 투자 전문 PE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인 대명코퍼레이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2016년 투자 이후 약 3년 만에 20% 이상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자닌 발행사 다수가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부문에서 업력을 쌓아온 PE들도 주목 대상이다. 국민연금이 4000억원을 배정한 SS&D(Special Situation & Distressed)의 위탁운용사 KB증권-나우IB캐피탈, NH투자증권-오퍼스PE, 유진자산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