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 리스크 증대 전망
일자리확대·사회안전망 강화…
4월 총선관련 쪽지예산 등 우려
내년 31조 10년만에 첫 재정적자
‘패트’ 갈등 법정시한 지킬지 걱정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계기로 513조5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 전쟁’이 본격 개막됐다. 국회는 대통령 시정연설이 진행된 22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전문가 공청회를 시작으로 심사 일정에 들어가 예비심사~종합심사를 거쳐 다음달 29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한 상태다. 지금부터 30여일간 여야 정치권 및 정부가 슈퍼예산 ‘쩐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통과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활력을 위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확장 예산이 긴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에서는 이로 인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급증 등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또 내년 4·15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 ‘퍼주기식’ 일자리·복지 예산의 삭감을 벼르는 가운데, 의원들이 각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는 ‘쪽지예산’도 횡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기업 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며, 재정의 경제활력 기능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열린 미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2.0~2.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년 목표에 대해선 “IMF(2.2%)와 OECD(2.3%) 전망치에 정부의 정책 의지를 담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세계경제 둔화 등 리스크 증대를 우려했다.
정부는 내년 목표를 2%대 중반으로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우 낙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1.8%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렸다며, 내년에도 이런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3%(43조9000억원) 증액한 513조5000억원으로 편성, 혁신성장 등 경제활력과 일자리·복지 등 사회안전망 강화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12.9% 증액했다.
문제는 이로 인한 재정 악화다. 경기 둔화로 세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슈퍼’ 예산을 편성하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내년 31조5000억원의 적자로, 사실상 2009년 금융위기(-17조6000억원) 이후 10년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한다.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2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최근 5년 연평균 적자폭(-25조5000억원)의 거의 3배로 확대된다.
재정 확대로 경제가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현재 상황으론 그것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 이번 예산심사의 핵심 포인트다. 특히 경제체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사업 이외에 일자리·복지를 비롯한 일회성 예산은 내년 총선과 관련한 선심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회선진화법으로 2015년 이후 예산안은 매년 12월초에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법정기한은 12월 2일이다. 때문에 올해도 12월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수처법과 패스트트랙 등 다른 쟁점도 많아 내년 예산이 확정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