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 리스크 증대 전망

일자리확대·사회안전망 강화…

4월 총선관련 쪽지예산 등 우려

내년 31조 10년만에 첫 재정적자

‘패트’ 갈등 법정시한 지킬지 걱정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1차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국회 기재위 종합 국감은 24일까지 이틀간 열리며,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한다. [연합]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1차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국회 기재위 종합 국감은 24일까지 이틀간 열리며,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한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계기로 513조5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 전쟁’이 본격 개막됐다. 국회는 대통령 시정연설이 진행된 22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전문가 공청회를 시작으로 심사 일정에 들어가 예비심사~종합심사를 거쳐 다음달 29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한 상태다. 지금부터 30여일간 여야 정치권 및 정부가 슈퍼예산 ‘쩐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통과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활력을 위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확장 예산이 긴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에서는 이로 인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급증 등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또 내년 4·15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 ‘퍼주기식’ 일자리·복지 예산의 삭감을 벼르는 가운데, 의원들이 각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는 ‘쪽지예산’도 횡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기업 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며, 재정의 경제활력 기능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열린 미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2.0~2.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년 목표에 대해선 “IMF(2.2%)와 OECD(2.3%) 전망치에 정부의 정책 의지를 담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세계경제 둔화 등 리스크 증대를 우려했다.

정부는 내년 목표를 2%대 중반으로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우 낙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1.8%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렸다며, 내년에도 이런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3%(43조9000억원) 증액한 513조5000억원으로 편성, 혁신성장 등 경제활력과 일자리·복지 등 사회안전망 강화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12.9% 증액했다.

문제는 이로 인한 재정 악화다. 경기 둔화로 세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슈퍼’ 예산을 편성하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내년 31조5000억원의 적자로, 사실상 2009년 금융위기(-17조6000억원) 이후 10년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한다.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2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최근 5년 연평균 적자폭(-25조5000억원)의 거의 3배로 확대된다.

재정 확대로 경제가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현재 상황으론 그것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 이번 예산심사의 핵심 포인트다. 특히 경제체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사업 이외에 일자리·복지를 비롯한 일회성 예산은 내년 총선과 관련한 선심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회선진화법으로 2015년 이후 예산안은 매년 12월초에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법정기한은 12월 2일이다. 때문에 올해도 12월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수처법과 패스트트랙 등 다른 쟁점도 많아 내년 예산이 확정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