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첫 대규모 인사

이마트·트레이더스까지 ‘물갈이’

2020년 ‘新 이마트’ 원년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예년보다 빠른 인사단행 및 이에 따른 조직개편을 통해 내외부에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단순히 하드웨어의 변화가 아닌 인사, 조직, 소프트웨어, 경영 등 이마트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신(新) 이마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위기 의식이다. 이에 따라 2020년은 이마트의 ‘새로운 혁신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 1세대의 퇴진…“새로운 회사 만들 것”= 21일 신세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통상 12월 1일자로 단행하던 인사시기를 한 달 반 가량 빨리 가져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첫 인사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선 이갑수 이마트 대표를 비롯해 그간 이마트의 성장을 이끌었던 1세대 임원들이 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직개편 등을 거쳐 50대 중후반의 점포장들도 젊은 후임들로 대폭 교체되는 방안도 심도 깊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히 실적악화, 온라인 사업 부진 등의 메시지가 아닌 시대가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메시지가 담긴 첫 인사로 봐야 한다”며 “이번 인사단행과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향후 10년을 책임질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온라인쇼핑에 밀리며 연일 고객을 뺏기는 상황에서 유통의 ‘혁신’을 통한 ‘대역전극’을 실현하려면 그에 걸맞는 인사와 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정 부회장의 의중이다. 이마트 역시 영업이익이 2017년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예상 이익은 2284억원으로, 2017년(5849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혁신 속도 빨라진다=특히 임원 인사 시기가 파격적으로 한달 반 가량 빨라진 것도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이마트’를 실행하려는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원래 시간표대로 12월 초에 인사를 하게 되면 신임 임원들이 업무 인수인계를 받은 후 내년 사업계획을 새로 짜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사 시기를 앞당기면 새 임원들이 신년 계획을 시작부터 짤 수 있어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다.

형식 역시 파격적이며 1세대의 퇴장과 함께 ‘젊은 이마트 조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사장)가 인사를 50여일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 CEO로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창사 이래 외부 인사가 CEO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운 이마트에 대한 정 부회장의 갈증이 심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마트의 임원 교체는 단순히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인사에선 실적이 좋았던 민영선 트레이더스 본부장과 김득용 판매본부장 등도 퇴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 본부장은 트레이더스가 매년 두자릿 수 성장세를 이어나가게 한 일등 공신으로, 지난해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보로 승진한 바 있다. 즉 실적이 좋은 부서라도 변화나 혁신이 필요한 곳은 과감히 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임원 인사에 이어 직원 인사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면서 50대 중후반의 점포장들이 대거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젊은 감각의 점포장들이 이어받아 정 부회장이 설파하는 ‘이마트의 혁신’을 실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