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작전 앞서 쿠르드 수송·보급로 공습

터키 대통령실
터키군 탱크가 8일(현지시간) 남동부 샨르우르파주 악차칼레 인근에서 시리아와 접한 국경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미국의 불개입 선언 이후 쿠르드 민병대를 겨냥한 터키군의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터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곧 국경을 넘을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파흐렛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터키군은 자유 시리아군(FSA·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과 함께 곧 터키와 시리아 사이 국경을 넘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쿠르드 민병대(YPG)에게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며 "스스로 떠날 수도 있고, 우리가 그들에게 ISIS(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를 뜻하는 IS의 옛 이름) 소탕 작전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툰 청장이 언급한 쿠르드 민병대 조직 인민수비대(YPG)는 지난 2014년 IS 발호 이후 미군과 함께 IS 격퇴전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판단,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기고 있다.

터키는 그간 수차례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넘어 YPG를 소탕하려 했으나, 이곳에 주둔 중인 미군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하지만 미 백악관이 지난 6일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그간 터키군의 위협으로부터 동맹 세력인 쿠르드족을 보호해온 미국의 불개입 선언으로 터키군은 곧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로 진격할 태세다.

이미 터키군은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의 수송·보급로와 주요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국영TV는 터키군이 전날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사이 세말카 국경 검문소 주변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터키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본격적인 작전을 개시하기 전 보급로 차단을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지역을 공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터키 국방부는 "작전 준비가 완료됐다"고 강조하면서도 공격 개시 선언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한편, AP 통신은 IS 세력이 9일 이른 아침 시리아 북부 도시 라까의 SDF 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SDF는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 쿠르드족의 전투 부대다. 쿠르드 민병대 측은 IS가 라까 기지에 세 차례의 자폭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지만 사상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명의 IS 전투원이 SDF 기지에 사격을 가한 뒤 자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