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포스터
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포스터
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스틸
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밤의 문이 열린다’는 평범한 청춘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신선한 방식으로 전달해 흥미를 높인다. 영리한 연출법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완성했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유령처럼 살던 혜정(한해인 분)이 어느 날 진짜 유령이 돼, 거꾸로 흐르는 유령의 시간 속에서 효연(전소니 분)을 만나 위로를 받는 판타지 영화다.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아 연애도 거부하는 혜정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많은 것을 포기한 삶을 사는 청춘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은 것으로 볼 수 도 있다.틀린 시선은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혜정과 효연 모두 이 시대 청춘을 대변하며, 어려운 현실에서 꿈과 희망을 잃은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독특한 점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장르 문법 안에 녹여냈다는 것이다. 무기력한 청춘, 외로운 현대인이라는 소재는 독립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일상적인 고민을 판타지 장르로 포장해 신선함을 자아낸다. 특히 있는 듯 없는 듯 유령처럼 살던 혜정이 진짜 유령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뒤부터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자신이 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는지, 어떻게 유령이 돼 떠돌고 있는지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는 혜정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정 또한 판타지 장르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이야기 자체가 극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혜정이 자신의 사고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관련 인물들을 차례로 조우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차분하게 관련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지켜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정적이지만, 원인을 거꾸로 추적해나가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다. 자신의 사고와 관련 있는 인물들과 조우하고, 숨겨졌던 진실들이 베일을 벗기까지. 외로운 줄만 알았던 혜정이 사실은 주변과 끈끈한 연을 맺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안타까운 감정도 함께 커진다. 흥미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느껴지는 것은 인물의 진한 외로움이다. 기억을 잃었던 혜정이 자신도 몰랐던 감정들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고, 그만큼 몰입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인물의 외로움을 직접 전달하기보다, 체감하게 만든 연출 방식은 후반에서야 드러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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