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파를 휴대폰으로 인식해 결제 - 별도 장비 없고 간편해 기업들 관심 - 일본서는 광고 등 다른 사업모델도 개발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소리로 결제하는 기술 ‘스마트 사운드’로 차세대 결제 시장을 열고 있는 스타트업 모비두(대표 이윤희).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비두의 스마트 사운드는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인 ‘비가청음파전’를 이용해 결제를 승인하는 기술이다. 가맹점에서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주파수의 음파를 발생시키면 소비자의 휴대폰으로 인식해 결제가 된다. 음파 안에 고유의 데이터를 심어서 보내는 형태라 주변의 복잡한 소리가 섞여 들어가도 결제에 혼선이 없다. 모비두는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 때마다 난수를 생성하는 토큰화 기술을 활용해 중간에 결제정보를 탈취할 수 없도록 했다.
이윤희 모비두 대표는 1일 “스마트 사운드는 NFC(비접촉식 근거리무선통신)나 QR코드 결제 등과 달리 별도의 장비를 구비할 필요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FC는 유럽이나 호주 등 서구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이 NFC 인식장비를 구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NFC리더기는 기존 카드리더기보다 가격이 1.8~2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QR코드 결제도 가맹점이 MPM(가맹점이 QR생성), CPM(고객이 QR 생성) 등 다양한 방식의 인식장비를 갖춰야 한다. ‘OO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결제도 안드로이드 기반과 아이폰이 호환되지 않는 등의 ‘하드웨어장벽’이 있다.
모비두는 하드웨어로 인해 결제가 막히는 단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소리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어느 가맹점이나 포스기, 카드 리더기, 서명패드, PDA 단말기 등 결제 기기에는 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붙어있다. 휴대폰도 기종을 불문하고 스피커는 다 있으니, 소리를 발생시키고 이를 인식해 결제하는 방식은 어디에나 통한다”고 강조했다.
모비두의 첫 시작은 결제가 아닌 ‘모바일스탬프’였다. 카페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며 ‘10잔 주문 시 1잔 무료’ 같은 마케팅을 하는데, 매번 종이쿠폰을 챙겨야하는 불편함을 개선해보자는 취지였다. 공학도 출신 이 대표는 소리로 광고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모바일스탬프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카페에서 특정 음파를 발생시키고 이를 고객 휴대폰에 갖다 대면 도장이 찍히는 형태다.
스마트사운드가 결제기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알아본 곳은 유통 대기업. 롯데는 주기적으로 스타트업과 만나는 ‘롯데채널분과위원회’에서 모비두의 스탬프 아이디어를 듣고 결제에 도입해보자고 제안했다. 롯데슈퍼 잠실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던 ‘엘페이 웨이브’는 곧 롯데슈퍼 전 지점과 마트, 백화점, 하이마트, 편의점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월평균 400억원의 결제가 엘페이 웨이브로 진행된다.
결제 전문기업에서도 속속 관심을 보이면서 해외 시장도 열렸다. 모비두는 지난 5월 비자(VISA)의 핀테크 공모전에서 우승한 이후 비자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달부터 대형 전광판에서 나오는 음파로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사업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달부터 모바일월렛 전문기업과 음파를 이용해 쿠폰을 발급하는 서비스 출시했다.
지난 2013년 창업해 올해 7년차를 맞은 모비두에도 ‘데스밸리’는 있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스타트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부서를 담당하다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창업자들의 열의에 반해 직접 창업에 뛰어들었다. 열의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스탬프를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영업이었다.
“모바일스탬프는 이건 가맹점을 상대로 일일이 영업을 해야 매출이 나오는 거였어요. 기술 개발하던 팀원들에게 영업은 다른 얘기였고, 사업이 막히면서 팀원들 다 흩어졌습니다. ‘여기에서 접어야 하나’ 하고 아쉬워하던 차에 중국에서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서 간신히 기사회생 했어요.”
고비를 넘어본 이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특히 5년차 이상이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지원인프라는 5년차까지는 좋은 편입니다. 실제로 그 단계의 스타트업들은 경쟁력이 세계에서도 통하는 수준이라 봅니다. 5년차 이후에는 스케일업에서 많이 뒤쳐집니다. 규제도 있고, 한국은 ‘해도 된다’고 명시된 게 아니면 다 못하게 돼 있잖아요. 이런 게 힘들어서 3~5년 정도 버티다 외국으로 나가는 스타트업들도 많습니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 펀드 조성 등으로 지원하고 있는 스케일업도 결국 규제 먼저 풀어야 효과가 나온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보는건 비즈니스모델인데, 규제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면 펀드나 투자 받는 게 불가능합니다. 결국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성장시키려면 규제를 풀어주는게 최우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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