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재개발 붐ㆍ따뜻한 겨울ㆍ쓰레기 증가 원인 뉴욕市 쥐 목격률, 4년 만에 38% 급증 쥐들의 맹공격, 시카고ㆍLAㆍ필라델피아로 확산 “삶의 질 떨어뜨리고, 건강에 위협” 사회문제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도시개발 붐과 기후변화, 쓰레기 증가 등으로 인해 쥐들이 뉴욕을 점령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욱이 쥐들의 맹공격은 뉴욕을 넘어 필라델피아, 시카고, 로스엔젤레스(LA)까지 확대되고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인류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최신 유행 음식점들이 즐비한 맨해튼의 한 도로는 남은 음식을 먹고 사는 쥐들이 즐겨찾는 곳이 됐다. 사우스 브롱스의 한 공공주택 단지에서는 입주자들이 일상적으로 뛰어다니는 쥐에 걸려 넘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또 브루클린의 한 보도에는 쥐들이 많이 숨어 있어, 사람들이 쥐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영리 감시단체인 오픈더북스닷컴(OpenTheBooks.com)과 NYT에 따르면, 뉴욕시의 311개 핫라인에 보고된 쥐 목격률은 2014년 1만2617명에서 지난해 1만7353명으로 38%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NYT는 낙후된 지역을 고급 건축물로 바꾸는 재개발 붐으로 땅을 파헤쳐 더 많은 쥐들이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쥐가 생존하고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한 원인이다. 여기에다 뉴욕시의 인구 증가와 관광산업 번창에 따라 쥐들이 먹을 쓰레기가 더 늘어났다는 점도 쥐들이 급증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이전 시장들과 마찬가지로 ‘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난 2017년 쥐에 내성이 있는 강철 깡통 투입, 쓰레기 바구니 수거, 드라이아이스 사용 등에 3200만 달러(약 380억원)를 투입했다. 하지만 쥐들의 수는 지난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로라 앙린 뉴욕시 운영부시장은 “쥐가 뉴욕 시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쥐들의 개체수를 통제해야 할 우리의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도시들도 건강에 위협이 되는 쥐를 없애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시카고는 공원, 골목, 뒷마당에 독약을 설치하고, 개발업체와 계약업체가 건물 철거나 신축공사 착공 전에 ‘쥐 통제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위싱턴의 경우, 쥐가 2014년 2400마리에서 지난해 약 6000마리로 3배 가까이 늘어나자 액체 피임약을 미끼로 사용하는 쥐멸균 프로그램을 시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