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토양 미비…美 173개, 中 89개 한국은 8곳에 불과 - 미래 신산업인 전기차ㆍ빅데이터 등은 한 곳도 없어 - “규제 완화ㆍ민간투자자 진입 장벽 열어줘야” 지적

후진적인 규제와 투자회수의 어려움으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대표적 유니콘 기업인 우아한 형제들 회사 전경.[헤럴드]
후진적인 규제와 투자회수의 어려움으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대표적 유니콘 기업인 우아한 형제들 회사 전경.[헤럴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미국의 에어비앤비, 중국의 샤오펑모터스, 인도의 바이주스….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선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니콘 기업은 설립 10년 이하의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스타트업 기업이 1조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하는 것은 상상 속의 ‘유니콘’과 같다는 데서 비롯된 용어다.

하지만 국내에선 겹겹이 둘러쌓인 산업별 규제와 투자에 대한 회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이같은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산업진출과 M&A, 기업공개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준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8개에 불과했다. 미국의 173개, 중국의 89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상위 10개 산업(진출 기업수 기준)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 수요산업 등 4개 산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평가되는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등 산업에는 한국 유니콘 기업이 단 1개도 없었다.

이같은 현실은 산업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 시대적인 규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가정용 유전자검사(DTC) 검진 항목은 ‘이것만 되고 다른 것들은 안 된다’는 포지티브 방식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빅데이터 산업은 비식별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간주하고 상업적 활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못한 6개 산업 분야에 진출한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 총액은 1426억달러로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 총액(259억달러)의 5.5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회수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점도 국내 유니콘 기업의 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달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은 총 8곳인데, 이들 중 지난 10년간 인수합병이나 상장 등 기업공개를 통해 초기 투자를 회수하는 전략을 실행한 기업은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 1곳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 134개, 중국 30개 기업이 회수전략을 단행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이같은 국내투자 유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벤처기업들은 해외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언어적ㆍ지리적 제한으로 투자 결정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단기간 내 사업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한국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헬스케어.빅데이터 분야는 규제만 완화하면 산업 발전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라며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유 실장은 또 “벤처기업의 민간 투자자를 다양화하고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주회사의 CVC 허용, 벤처기업의 대기업 집단 편입기간 연장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