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차량에 방치된 노인 사망 간병살인 등 치매노인 사고 줄줄이 치매안전센터 등록률은 50% 불과 文대통령 공약, 아직은 갈길 멀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치매 노인들의 안타까운 사건ㆍ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치매 노인이 요양병원 차량에 하루넘게 방치됐다 숨지는가 하면, 집을 잃었던 치매 노인이 며칠 동안이나 야산을 헤매다 가까스로 가족 품에 안기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던 ‘치매국가책임제’는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관리의 기본 자료가 되는 치매환자 등록 비율은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등록 치매환자는 절반… 나머지는 ‘사각’= 7일 보건복지부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 치매안전센터에 등록된 치매환자는 38만765명이다. 국내 전체 치매환자수(79만1120명)를 고려하면 전체의 절반 가량(50.4%)만이 치매안전센터에 등록된 환자라는 얘기다. 이는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치매환자의 경우 정부 관리 바깥에 놓여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기안한 것으로 알려진 ‘치매국가책임제’도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치매국가책임제의 핵심은 전국 256개의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해 치매환자 관리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되면 센터 지역 내에 있는 사회복지사, 임상실험관리사 등이 치매환자들에 대한 면담, 심리치료 등을 지원한다. 문제는 등록이 안된 치매환자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의 이같은 관리 바깥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치매안심센터에 치매환자가 등록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당초 2월 예정이었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e음과 치매안심센터의 연계도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행복e음에는 기초생활수급자나 고위험 군에 있는 노인들의 이력이 등록돼 있어, 치매안심센터가 이를 활용할 경우 등록률이 높아진다.

지난 2월 청주에서 숨진 80대 치매 노인의 경우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되지 않았던 사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개인정보와 관련된 문제 때문에 연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치매 사고 줄줄이= 이날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치매를 앓던 A 씨(89ㆍ여)는 지난 4일 낮 1시 50분께 승합차량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 씨가 입원해 있던 전주의 요양병원은 병원 직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자 A 씨를 포함한 환자들을 전주 시내 병원 4곳에 분산 배치할 예정이었다. A씨는 환자 32명과 함께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기로 했었지만 A씨를 책임져야할 병원 측은 차량에 남아 있던 A 씨를 챙기지 못했고 결국 하루 넘게 차량에 방치됐던 A 씨는 결국 변을 당했다.

지난 30일 충남에서는 치매 노인이 사흘동안이나 야산을 헤매다 발견된 일도 일어났다. 치매환자인 B씨는 지난 27일 가족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집을 나섰는데 수색에 나선 경찰은 사흘 후인 29일 금산예비군훈련장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B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B씨가 집에서 5㎞가량 떨어진 예비군훈련장까지 야산을 헤맨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발견 당시 탈진 증세와 저체온증을 보였다.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간병살인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전북 군산에서 치매를 앓던 아내(82)를 살해한 8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됐다. 아내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서 요양병원 입원 문제로 이들 부부는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청주에서는 아들이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아버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돼 있는 환자들도 변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전북에서 사망한 치매환자의 경우, 남편과 함께 지역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돼 있었지만 비극을 피할수는 없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남편은 고위험군, 분인의 경우 경증 치매환자로 지역내 센터에 등록돼 있었다”면서 “부부는 약처방을 제외하고는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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