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호황기 마감 속 수출시장에서도 고전…사업 재편에 명운 달려 - 소재ㆍ바이오ㆍ水처리 등 신규사업 확대 위한 강드라이브 잇따라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화학업계가 최근 이어진 주주총회를 통해 올 한해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새 먹거리 사업 발굴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3~4년간 이어진 업계의 호황기가 사실상 막을 내린데다 글로벌 공급량 증가와 아시아 역내 경쟁 심화 등으로 수출시장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정유ㆍ화학사업만으로는 실적 개선은 커녕 현상유지도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공통된 판단이 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다수 정유화학사들이 기존 주력 사업 대체할 신사업 발굴ㆍ강화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일 기존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소재사업의 분사를 확정 발표한데 이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본격 나선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사업 분할을 통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FCW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사업분할과 관련 “소재사업 가치증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유연성을 높이고,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 능력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구광모 회장의 향후 그룹 성장의 3대축 중 하나로 지목되며 소재ㆍ바이오 사업 강화 방침을 굳혔다.
업계에선 LG화학이 전자정보 첨단소재 전문기업 3M출신의 신학철 부회장 선임을 계기로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소재인 투명폴리이미드(PI)필름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M&A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 제약ㆍ의료, 물ㆍ에너지, 작물재배ㆍ비료 등 3대 바이오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사업다각화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롯데케미칼은 ‘수(水)처리 사업’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주총에서 사업정관에 ‘산업환경설비공업 및 상하수도설비공사’를 추가했다. 롯데케미칼이 2015년부터 기반을 닦아온 수처리 사업은 작년 5월 대구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본격화 시동을 걸었다. 세계적인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각광받는 수처리 사업은 오는 2020년 글로벌 시장규모가 9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고부가 사업이다.
한화케미칼은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림없는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사업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올해 2기가와트(GW)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태양광사업에서의 선전 역시 올해 성장가도의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지난 정기주총에서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범용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선제 신ㆍ증설과 기존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로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단기간 상업화 가능한 고부가 제품 개발은 물론 중장기 미래 기술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화학업계의 사업영역 확대 경쟁은 석유화학 제품의 국내 시장 포화와 더불어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고전도 주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3월 수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36억46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7% 감소했다. 지난 1월 -5.0%, 2월 -14.3%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석달 연속 마이너스 수출실적을 기록 중이다.
신사업 발굴 강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결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만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현실은 화학업계 전체의 고민이자 숙제”라며 “이미 추진중인 신사업을 넘어 어디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화학업계의 생존 전략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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