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을 사수한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틀 후인 6월 27일 라디오를 통해 서울에 방송이 울려퍼졌다. 북한군이 쳐들어왔지만 서울은 국군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 있으며 현재 국군이 의정부를 탈환키 위해 북진 중이라고 방송은 알렸다. 피난짐을 쌌던 국민들은 방송에 안도했다. 그러나 이는 가짜뉴스였다. 당시 대통령은 이미 대전까지 피난을 내려간 상태였다.

#2. “서울이 물바다가 된다” 5공화국 시절이던 지난 1986년 북한이 금강산댐(임남댐)을 만들고 있고 북한이 이곳 댐에 물을 가뒀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는 수공(水攻)으로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를 막기 위해선 ‘평화의 댐’이 필요하다 했고, 국민들은 성금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가짜뉴스였다. 수공에 필요한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모으는 데에만 수백년이 걸릴 것이란 ‘팩트체크’는 당시 보도에선 없었다.

그로부터 30년 넘게 지난 2019년의 한국. 여기 또하나의 가짜뉴스가 있다. 경찰은 12일 유명 PD와 여배우 사이의 불륜설을 글로 만들어 배포한 이들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주요 피의자인 최초 작성자 2명은 지난해 10월 ‘유명 PD가 여배우와 불륜 관계’라는 제목의 글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뿌렸다. PD와 여배우는 가짜뉴스 작성·유통자를 고소했고, 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과거 사례와 최근 사례의 차이점은 유통 경로다. 과거엔 주로 가짜뉴스가 방송과 TV 등을 통해 알려졌다면 최근에는 특정 메신저가 사용된다. 공통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모두 글을 써서 밥을 버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 의해 가짜뉴스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PD-여배우 불륜설 최초제작자 2명은 모두 직업 작가였다. 가짜뉴스를 엄단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을 사수한다’는 방송은 한강 이북 지역에 살던 서울 시민 다수를 사지로 내몰았고, 한강철교를 건너던 서울 시민 다수가 다리 폭파작업과 함께 강에 떨어져 사망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가짜뉴스가 논란이다. 겉으로 보면 해괴한 주장을 하는 인사를 야당 의원들이 국회로 초청해 논란이 커진 것 같지만, 사실 북한 특수부대원 투입 주장은 1980년 당시 특정 언론들이 퍼뜨린 가짜뉴스에서 모티브가 원용된 것이다. 이후 대법원에서조차 ‘사실이 아니다’고 선고했지만, 북한 폭동 주장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가짜뉴스에 사로잡혀 있다.

안타깝게도 가짜뉴스는 앞으로도 계속 유포될 듯 보인다. 나를 불편해지게 하는 진실보다 가끔은 나를 편안케 해주는 거짓에 애착이 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믿고 싶은 것을 더 믿고,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것은 배척하려는 심리 양태도 가짜뉴스의 숙주가 된다. 가짜뉴스의 사례들이 역사서에 다수 기록돼 있는 것도 전망의 이유다.

하여 결국엔 다시 처벌이다. 한명을 벌해 열명에게 경계심을 갖게(일벌백계·一罰百戒)해선 부족하다. 가짜뉴스를 만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백명을 벌해 만명에게 경계심을 갖게 해야 한다. 이날 검찰에 송치된 사건의 피해자 PD는 고소장을 접수하며 “최초 유포자 및 악플러 모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제 개인의 명예와 가정이 걸린 만큼 선처는 없다”고 했다.

홍석희 사회섹션 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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