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절반 이상이 다양한 직군에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따라 노동시간 유연화가 화두로 떠오르며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노동계에서 반발하고 있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발표한 2017년 매출액 600대 기업 대상 포괄임금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195개 응답기업 중 113개사(57.9%)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했고, 82개사(42.1%)는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근로시간 산정의 어려움(60.2%)’ 때문이었다. 이어 ‘임금계산의 편의를 위해서’가 43.4%, ‘기업 관행에 따라서‘ 25.7%,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가 상시적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23.0%,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8.0%의 순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이유로는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불분명해서’가 89.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주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가 36.8%, ‘대기시간이 많은 근로’는 8.8%, ‘자연조건에 좌우되는 근로’ 5.9%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방안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와 더불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의견(70.8%)이 찬성(29.2%)의 2배 이상 우세했다.
포괄임금제 원칙 금지에 반대 이유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시장 혼란 가중 우려된다’라는 응답이 86.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실근로시간 측정 관련 노사갈등 심화(52.5%)’, ‘기존 포괄임금 금품의 기본급화 요구(33.8%)’, ‘인건비 증가(22.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이같은 조사결과와 관련“실제 기업에서는 근로시간 산정의 어려움으로 불가피하게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업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채 ‘포괄임금제 금지’를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추 실장은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근로시간의 자율성이 중요한 만큼 일본 등의 사례를 감안해 재량근로시간제 대상 확대, 선택근로시간제 정산기간 연장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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