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분기 기준 상장 부품사 90개 中 31개 영업적자 기록 - 문 닫는 업체도 속출…車 생산 400만대 선 무너질 시 줄도산 현실화 - 고용 규모도 감소세…지난해 두 달 새 2만개 자리 증발 - “車 생태계, 무너지면 복구 힘들어”…노사 리스크 등 해결해야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반도체와 함께 한때 한국 수출의 양대 산맥이던 자동차산업이 위태롭다.
최근 몇 년간 반복되는 ‘역대 최악의 위기’라는 말이 우려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되며 완성차 업체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부품사로 직결된다.
완성차 생산량이 줄면 협력사들의 납품량도 덩달아 줄어들게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차 부품사가 줄도산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이 맞물려 이미 주 4일, 주 3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부품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상장된 90개 부품사 중 31개 기업이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기업’은 2015년 6개에 불과했던 것이 4년만에 5배 이상 증가하더니 작년 3분기에 31개까지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5년 3.6%에서 이듬해 3.5%로 0.1%포인트 하락하더니 2017년 2.4%, 2018년 3분기 1.8%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1차 부품사의 영업이익률(1.4%)은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5.4%)보다 낮았다.
자금난에 시달리다보니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ㆍ개발(R&D)이나 설비증축 같은 신규 투자는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완성차의 위기가 부품사들의 품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완성차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아예 문을 닫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작년 6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에 이어 다이나맥과 금문산업, 이원솔루텍 등 부품사들이 차례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3차 협력사는 버틸 힘이 더 부족하다.
수직적인 산업구조 탓에 완성차의 위기는 1차 부품사로, 1차 부품사의 위기는 다시 2, 3차 협력사의 위기로 이어진다. 자동차 생산 ‘400만대’ 마지노선이 무너질 시 부품사의 줄도산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관련 일자리도 위태롭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1차 협력사에 고용된 인원이 18만4000명으로 완성차 제조사(13만명)보다 5만4000명이나 많다.
2, 3차 협력사에 고용된 9만명을 합치면 1~3차 부품사에 걸린 일자리만 27만개가 넘는다. 수익성 악화로 고용 규모가 대폭 감소하며 수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7년 7월 40만988명이던 자동차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이듬해 7월 39만1132명으로 감소했다. 그해 8월엔 불과 한 달만에 8900명이 감소, 두 달 동안 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악화일로다. 전문가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도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0.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의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수가 침체된 가운데 수출 물량까지 줄어들면 완성차 제조사는 국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부품사들의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실적 부진은 부품사의 매출 및 공장가동률 하락, 신규 투자 축소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자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생태계가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에선 노사문제 리스크 해소가 자동차산업 위기의 열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건비와 매년 반복되는 노사분규, 임금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선 막을 장치가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까지 겹쳐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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