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시장·품목 다변화 절실 산업부, 이달 대책회의 방안마련 “업계 요청하면 무투회의도 건의”
우리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수출이 두달째 감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정부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수출 부진이 글로벌 악재라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줄고, 반도체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한꺼번에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중국 내수 부진, 선진국 수요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겹쳤다.
전문가들은 이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 품목과 인도ㆍ아세안 등 신 시장 개척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무투회의)’ 부활 가능성도 점쳐진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고 수출 촉진 대책 마련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달 마지막 주 열리는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수출 활력제고를 위한 방안’이라는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또 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길 수 있는 통로인 ‘무투회의’ 부활을 희망하고 있다. 무투회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확대회의’를 박근혜 정부에서 개명 계승한 것으로 수출 진흥과 투자 촉진을 주재로 한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최근 경제를 챙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 무투 회의 부활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업계에서 강하게 요구한다면, 충분히 건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출은 작년 12월 1.2%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에도 5.8% 줄었다. 특히 호조세를 보이며 수출을 떠받쳐오던 반도체가 국제 가격 하락 등 여파로 조정을 받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1267억12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0.9%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우리 전체 수출의 27%가량을 차지한 중국의 대외무역 위축은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0%를 기록, 3분기의 수출 증가율 11.7%보다 크게 떨어졌다. 수입도 증가율이 둔화해 12월에는 -7.6%였다. 중국을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삼는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대외무역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은 쉽게 사라질 악재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지원책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덕분인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이 하향 사이클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산업이 괜찮으면 좋겠지만 전체적으로 비용 문제에 봉착해 다른 곳에서 활력을 찾기가 좀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부 안에서도 이런 우려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관계자도 “최근 우리 수출 감소원인인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나 중국 경기 부진, 국제유가 하락 등 글로벌 악재는 정부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그다지 많지 않다”면서 “따라서 2차전지나 바이오헬스 등 신 성장동력 품목개발과 아세안, 인도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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