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올해로 발행 열돌을 맞는 5만원권의 환수율이 지난해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행 초기만 해도 환수율이 저조해 지하경제 조성 요인으로 지목받기도 했지만, 작년 환수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신사임당이 ‘양지’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의 환수율은 67.4%를 기록했다. 환수율이란 일정 기간 한은이 발행한 해당 화폐량 대비 다시 한은으로 회수액 화폐량의 비율을 가리킨다.
지난해 5만원권은 25조원 가량 발행됐고, 이 중 약 16.9조원이 환은으로 돌아왔다. 환수율이 100%를 상회하는 1만원권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점차 유사한 레벨에 다가설 것이란 전망이다.
5만원이 탄생했던 2009년만해도 환수율이 7.3%에 그친 바 있다. 이듬해인 2010년에도 41.4%를 기록한 뒤 서서히 올랐지만 2014년에 다시 25.8%로 크게 떨어지면서 ‘어둠의 돈’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 2015년부터 다시 반등하면서 4년 연속 증가 추세를 기록했고 작년엔 2009년 이래로 최고 환수율을 기록한 것이다.
환수율 증가의 원인으론 실제로 국내 지하경제 규모의 축소가 꼽힌다. 과거 ‘마늘밭 돈다발 사건’이나 ‘유병언 별장자금 사건’ 등과 같이 5만원권을 은폐성 치부(致富) 수단으로 삼거나 조세회피 방법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비율은 1991년에는 29.13%를 기록하다 2015년에는 19.83%로 24년새 크게 줄었다. 5만원권의 환수율 증가 추세 등을 감암할 때 작년은 이보다 더 감소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5만원권의 유통 수명과도 연관이 있단 해석이다. 한은은 1만원의 유통 수명을 10년 1개월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폐 내구성 등에서 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5만원권도 최초 발행 후 10년이 다 됐기 때문이다. 유통과정에서 낡거나 훼손 가능성이 있는 지폐에 대해선 자연스레 신권 교환 수요가 늘기 마련이다.
한은의 5만원권 정책도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은 2015년부터 5만원권 환수율이 높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추석이나 설 같이 자금 방출이 몰리는 기간에 1만원권 신권을 더 많이 배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