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최악의 고용참사가 결국 지표로 증명됐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취업자 증가폭은 2017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원의 일자리 관련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돌아온 것은 결국 ‘내 일’을 찾지 못해 내일을 걱정하고 있는 국민들의 한숨소리 뿐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 하반기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20만명대의 취업자 수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
마침 이 날 본지가 올해 처음 주최한 ‘헤럴드 일자리 대상’의 시상식이 개최됐다. 지난 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일자리의 양과 질의 개선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스타트업 육성 등에서 괄목할 만한 기업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자리였다.
일자리 대상 격인 최우수상을 수상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일자리=기업’이라는 공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손색이 없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 2017년 한해에만 1417명의 일자리를 늘렸다. 2016년 202명이었던 종업원 수는 2017년 1619명으로 8배 가량 증가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화큐셀 인사담당 고위관계자는 이처럼 폭발적인 고용증가의 배경을 일자리 나누기와 투자확대로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4월 3조3교대 주 56시간 근무 방식을 4조3교대 주 42시간 근무로 바꾸며 채용 확대는 물론 근로자들의 ‘워라밸’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태양광 사업의 공장 생산설비를 2배로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었다.
고용난과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여기에 있다.
한화큐셀은 ‘과로사회’ 탈출과 함께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도입한 ‘주 52시간 근로제’, 투자 확대를 통한 고용 창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고용확대 정책의 롤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업투자 활성화,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와 더불어 ‘광주형 일자리’ 확산, 직무급 중심의 고용안정모델 구축 등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같은 정부의 청사진은 결국 기업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만드는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정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터다.
지난해 고용통계를 보면 정부 재원이 투입되는 공공행정, 보건ㆍ사회복지 부문의 일자리는 17만개 가량 늘었다. 이에 반해 2017년 기준 종업원 수를 늘린 상위 30개 기업의 종업원 증가수는 3만2000개에 달했다. 단순한 산술적 비교는 무리일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 중 어느 쪽이 일자리 창출의 주인공인가는 이미 답이 나와있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고용절벽의 끄트머리로 떠밀리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선 기업이 춤출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수 밖에 없다.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