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완화 수용...규정바꿔 준비 안돼 올 1분기 시행에 차질 업계 오히려 “시행시기 늦춰달라”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증권사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당초 목표와 달리 도입 시기가 상당기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분기 내 시행을 목표로 삼았지만, 증권사는 도입 시기를 좀 더 늦춰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는 현재 금투협을 중심으로 주요 증권사 실무진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해외 송금 업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증권사에서도 건당 3000달러ㆍ연간 3만달러까지 해외송금을 할 수 있도록 외국환 거래규정을 개정하면서 도입 목표 시기를 올해 1분기로 정했다. TF 관계자는 “정해진 목표대로 빨리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게 더 우선돼야 한다”며 “목표 시기보다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TF는 지난 9일 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진행이 더딘 건 증권사 간의 미묘한 경쟁 영향도 있다. 해외송금 서비스에서 증권업계는 은행업계와 서비스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또 개별 증권사 역시 각자 경쟁 대상이기 때문이다. TF 측은 “각 사마다 상황과 사정이 다른데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선 구체적인 얘기를 서로 꺼리기도 한다”며 “증권사별로 별도로 금투협 등에 자문을 구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선 특히 송금 수수료와 편의성 향상에 고심 중이다. 증권사별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보유한 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자체적으로 서비스 준비를 마치더라도 외국환 거래를 관리하는 한국은행과 거래 내역 보고 관련 실무사항도 협의해야 하는 등 남은 절차도 만만치 않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증권업계에서도 오랜 기간 요구한 숙원 과제였다. 증권사 고객이 해외 투자 자금을 회수해 해외 거주 가족 등에 송금할 때 다시 은행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예상보다 정부 규정이 신속하기 이뤄지면서 이젠 증권업계가 오히려 당황한 기력이 엿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이나 도입 시기 등이 증권사 전체가 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업체별로도 타사 동향에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