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만에 하락 전환 낙폭은 64개월래 최대 규제효과 vs.개발호재 “유동성랠리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9ㆍ13대책이 마침내 서울 아파트 가격을 꺾는데 성공하면서 이제 관심은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세게 이어질지다. 3기 신도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그리고 이와 관련해 풀릴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서울 집값을 자극할 ‘복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값은 한 달 전보다 0.17% 내렸다. 이는 경기도(-0.04%)는 물론 5대 광역시(-0.06%)보다 큰 하락폭이다. 특히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는 한 달 새 0.42%가 떨어지며 내림세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얼어붙은 시장이 단기간에 열기를 되찾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낙 강력한 규제 탓에 거래가 실종될 정도로 시장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전 정부는 다주택자를 규제 대상으로 봤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주택을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 더는 매수가 어렵게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도 당장 시장을 달구긴 어렵다. 일년 전인 2017년 12월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8.03% 올랐다. 최근 서울 집값이 내렸다지만 실수요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집값이 더 떨어지든지 아니면 내집마련에 나설 만큼 추가자금을 모으든,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됐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일단 부동산으로 몰린 막대한 유동성을 분산할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부동산 자금은 한번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는다”며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의 안전성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면 유동성 랠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산한 남양주와 과천 등 3기 신도시 사업비는 25조7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16조원이 토지보상금으로 풀린다. 2000년대 중반 판교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토지보상금이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적도 있다. 신도시와 도시재생, 지역개발 과정에서 풀릴 유동성까지 합쳐지면 2019년 주택시장의 향방은 돈의 흐름(money flow)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도시 개발의 중심축인 교통망 확충 역시 자칫 서울 집값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GTX-A노선을 지난해 12월 착공하는 등 서울 주요 지역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청량리와 창동 등 서울의 변두리로 여겨졌던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TX는 수도권 교통망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프로젝트로, 단순히 수도권의 서울접근성만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광운대, 창동 등 서울 동북지역뿐 아니라 연신내 등 서북지역에서 강남권으로 접근하는 시간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감소하기 때문에 GTX효과는 서울 도심에서도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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