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대차잔고 62조3362억…양대 증시 시총 대비 비중 4% 달해 -대차잔고 잔고는 통상 연말에 급감…지난해는 연중 고점 수준 유지 -대차잔고 감소세 약했던 2013년 이듬해 1Q 코스피 수익률 1%도 못 미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10년 이상 이어졌던 ‘연말 대차잔고 급감’ 현상이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명부 확정을 앞둔 연말이면 주식을 빌려줬던 대주의 상환요구(리콜)가 많아지고, 역의 수익률을 확정짓고자 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수요까지 몰리면서 대차잔고가 급감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에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주식 상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식매수 수요가 연말 강세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결국 대차잔고는 해가 바뀔 때까지 줄지 않았다. 이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연초 약세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대차잔고는 62조3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증시 폐장일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 시가총액(1901조4383억원)의 약 4.0%에 해당되는 규모로, 금융투자협회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연말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 가운데 가장 높다.
대차거래는 대여자가 차입자에게 유가증권을 유상으로 빌려주고, 차입자는 계약종료시 대여자에게 같은 종류, 같은 양의 유가증권으로 상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성립하는 거래다. 아직 상환되지 않은 주식의 규모를 의미하는 대차잔고의 증감은 공매도 거래량의 선행지표로 해석되기도 한다.
시장이 우려하는 점은 통상 연말이면 급감하는 모습을 나타냈던 대차잔고가 지난해 말의 경우 연중 고점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는 것이다. 기말 배당을 받거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대주의 상환요구는 결산일이 몰려있는 12월에 주로 집중된다. 연말을 앞두고 한 해 수익률을 확정짓고자 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상환 수요도 대차잔고 감소에 영향을 미쳐왔다.
실제 과거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의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연말을 앞두고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감소 폭은 지난 2008~2017년 평균 1.0%포인트에 달한다. 지난해 말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이 연중 고점(4.3%)과 비교해 0.2%포인트가량밖에 줄어들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식 상환을 위한 공매도투자자들의 숏커버링(매도포지션 청산)이 연말 강세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그러나 결국 대차잔고는 줄어들지 않았고, 이는 배당소득 이전이나 수익률 미확정 등 불편함과 불확실성을 안고서라도 ‘2019년 초 약세장’에 베팅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말 대차잔고 감소세가 약했던 과거 사례 역시 이같은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의 경우에도 연말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은 당해 연중 고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는 모습을 나타냈는데, 코스피의 다음해 1분기 등락률은 1% 미만이었다. 반면 연말 대차잔고 감소세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가팔랐던 것은 2016년이었는데, 이듬해 1분기 코스피는 6.6% 급등세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대차잔고와 약세장에 베팅하는 투자자 수요를 직접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주식 차입을 토대로 이뤄지는 투자전략의 대부분이 ‘지금보다 미래의 가격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가 주식시장 사이클의 유의미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