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공유 자전거 기업 오포(ofo), 파산 위기…자금난에 자전거 제조사에 대금 연체 -오포 국내 최초 진출지 부산서 철수…KT-오포 MOU 이후 사업추진 無 -미국 워싱턴DC, 내년 ‘도크리스’ 자전거ㆍ전기 스쿠터 최대 6000대 늘려…현재 2.5배 증가 - “왜 내 집 앞에 맘대로 세워” 님비 현상도 발생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도크리스’(dockless) 자전거와 전기 스쿠터란 말 그대로 정해진 장소에 ‘정박’(dock)시킬 필요 없이, 어디에나 세워둘 수 있는 공유형 운송수단이다. 길에서 이 자전거나 스쿠터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대여할 수 있고, 또 길 한복판에서 운행을 종료하고 세워두고 가도 된다.

‘도크리스’는 국내 이용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31일 부산에서 시범사업을 하던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ofo)가 1년도 안 돼 철수했다. 공유자전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시켜보려고 오포와 MOU를 맺었던 KT도 오포의 경영악화로 더 이상의 사업 진행을 멈추고, 정식 계약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크리스 공유 자전거는 2년 전 중국 도시에 유행처럼 번졌다. 중국 업계 1위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가 그 주역이다. 하지만 오포 창립자가 자전거 제조사에 대금을 연체해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오포는 파산 위기설까지 나왔다. 수백만 명의 이용자들이 오포 자전거에 충전해 뒀던 적립금을 인출하려 본사 앞에 줄을 서는 광경까지 벌어졌다. 비슷한 중국 스타트업들도 초기에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렸지만 이익이 나지 않아 모두 고전 중이다.

반면 미국 워싱턴DC는 새해 계획으로 ‘2019 도크리스 운송수단 공유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공유 자전거ㆍ스쿠터 업체 10곳에 공공 통행권을 발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워싱턴DC에서 허용되는 도크리스 운송수단 대수가 현재 2400대에서 최대 6000대까지 늘어난다. 또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시민들에게는 30분씩 무료 이용시간을 제공해 공공 운송수단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로벌 IT기업인 구글도 도크리스 운송수단을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13일, 구글 지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라임’(Lime) 도크리스 전동 스쿠터를 앱 내 옵션으로 추가했다. 구글 지도에서 길 찾기를 할 때 근처의 라임 스쿠터를 보여주는 스쿠터 옵션이 표시되고, 스쿠터로 이동할 시의 소요 시간과 승차 요금 예상치를 보여준다. 라임은 공유 자전거와 스쿠터 대여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7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우버 등에서 3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도크리스 운송수단이 막힘없이 성장세인 듯 보이지만, ‘님비‘현상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어디에나 세울 수 있는 도크리스의 장점이 ’책임의 부재‘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사는 한 주민은 공원에 한가득 버려진 고장 난 도크리스 스쿠터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마치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 의 장면처럼 엄청난 수의 새(Bird는 스쿠터 대여업체이기도 함)들이 마을과 주민을 공격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많은 공유 스쿠터 스타트업들이 스쿠터 수백 대를 도시에 그저 떨어뜨리고 사람들이 사용하기를 기대하는 사업모델에 머물러 있다. 지역 공무원들과 주민들 사이에선 원성이 자자하다. 영국에서는 한 시민이 자신의 집 앞에 수많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신문에 투고하기도 했다. 그는 오포 자전거의 상징색인 노란색을 두고 ’노란색 전염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도크리스 자전거를 허용할 경우에 비슷한 님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도로 위 특정 장소에 자전거는 10일까지 내버려 두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0일 내에 조금이라도 옮겨진다면 불법 적치물로 볼 수 없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범 사업 당시, 오포 자전거를 인도 한복판에 놓고 가거나 자기 사적 재산처럼 아파트 안까지 들고 들어간다는 민원을 다수 받았다고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공유자전거는 모두 정거장(Station)과 지정 주차구역이 설정된 유형만 운영된다. 서울 여의도의 s-bike, 송파의 g-bike, 수원의 모바이크 모두 도크리스 모델 대신 지정 주차장을 이용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유 자전거ㆍ스쿠터는 사실 엄밀한 의미의 공유경제가 아닌 대여업”이라며 “자전거를 대여하는 사람들이 개인적 이기심에 잘 휩쓸린다면, 장치를 강화하고, 미반납 등 의무 불이행 시 불이익을 주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는 1시간마다 반납 후 재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채찍 역할을 한다. 자전거가 미반납되면 3일까지 기다리는데, 돌아오지 않을 경우 대여자에게 경찰에 도난신고 하도록 시킨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여소에서 거치대를 빼고 채워야 대여와 반납이 완료된다”며 “그게 없으면 관리가 안 된다. 반납을 안 하면 계속 과금이 되어 결국에 불이익으로 돌아오니 시민들이 책임 있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