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세수결손 놓고 또 공전…이번주 심사 완료 사실상 불가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가 일자리ㆍ민생 지원과 경제활력을 위해 지난 8월말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심사 완료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에 대한 야당의 불만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놓고 격돌하며 시간을 허비한데 이어, 이번에는 유류세 인하 등으로 인한 4조원의 세수 결손을 놓고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면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주내 마무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면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장 다음달 중~하순에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혼선이 발생할 수 있고, 예산 집행을 위한 사전준비 시간이 부족해 내년초 새 회계연도 개시 직후 예산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경제 활력 회복과 민생 지원을 위해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국회의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이 시급한 상황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주 후반에야 예산결산특위를 구성해 감액 및 증액 심사에 ‘지각’ 착수했으나, 이번주 들어 4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 대한 야당의 세출 감액 요구로 예산소위가 공전하면서 또다시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당은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입 감소분 1조1000억원과 지방재정분 2조9000억원 등 총 4조원 규모의 세입 변동이 생겼다며, 정부에 이 만큼의 세출 축소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예산안 심사를 중단시켰다. 반면에 기재부와 여당은 다른 예산 항목에 대한 심사를 계속하면 세입ㆍ세출의 변동이 생기게 되고, 이를 감안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올해 초과 세수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며, 우선적으로 예산소위를 정상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세수 결손 보완 방안을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예산안과 선거구제 개편 등 다른 정치 이슈를 연계해 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예산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가 당초 계획대로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려면 이제 남은 시간은 2일이 채 안된다. 잇따른 국회 공전과 심사 지연, 부실 심사 속에 법정기한(12월 2일) 내 예산안 확정이 갈수록 불투명해지자 기재부 등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김동연 부총리는 아르헨티나에서 이번주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수행을 위해 27일 출국하기 앞서 기재부 간부들과 회의를 갖고 예산안 법정기한 내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특히 “(부총리 자신도) 출장 기간 중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주요 의사결정 사안들을 충실히 챙기겠다”며 “필요시 조기 귀국해 예산의 국회 통과를 마무리짓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기재부는 이달말까지 예산안을 마무리 지은 후 다음달 초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돼야 정책이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차기 부총리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해 다음달 중~하순에 발표하고, 내년초 새 회계연도 개시와 함께 예산 조기집행 등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경제정책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혼선이 발생해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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