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피해보상 규모 4분기 영업익의 16% -향후 소상공인 피해보상ㆍ마케팅 위축 이어질듯

[헤럴드경제=윤호 기자]KT 아현지사 화재로 부진한 장세에도 꾸준히 우상향하던 KT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KT의 고객 직접피해 보상규모가 4분기 영업이익의 1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소상공인 피해보상과 마케팅 위축 등을 감안하면 주가에 적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T 주가는 전일 대비 1.8% 내린 2만9650원에 장을 마감해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화재로 직접 피해를 입은 서울시 5개구 인구는 약 150만여명으로, KT점유율을 고려하면 무선가입자 피해자수만 5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재발생 30시간이 경과하는 시점(25일 오후 6시)까지 무선통신 복구율이 63% 수준에 불과해 가입자 피해액이 장시간 누적됐으며, 피해지역에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와 신촌, 명동 등이 포함돼 피해자수가 상당수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KT에 대한 각 서비스별 요금수준을 감안할 때 보상금 규모가 3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4분기 KT 영업이익 예상치인 1971억원의 16.1% 수준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피해 가입자를 무선통신 66만명, 초고속인터넷 22만명, 가입자당 월 매출액(ARPU)을 무선통신 3만6217원, 초고속인터넷 1만9193원 등으로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약 3만개로 추정되는 소상공인 영업장에 대한 피해보상도 남아있다. 간접 피해에 해당하는 ‘특별손해보상’이 보상 대상에 포함된 전례가 없었던 만큼 보상금액을 산정하는 것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와 소상공인단체 등에서 별도 피해 보상 방안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김효정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KT는 자신들과 직접 통신계약을 신청한 상대방 중에 소상공인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며 “그렇다면 KT 화재로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용카드 단말기 불통으로 인해 영업손해를 입을 가능성 역시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손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면책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화재는 최근 15년 이래 최장 시간의 통신장애에 해당한다”면서 “기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통신장애 사태의 경우 3시간 미만 단시간 장애로 일회성 보상비용 지출외 주가하락이나 브랜드 가치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KT의 경우 브랜드와 영업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화재가 발생한 지난 24일 KT 가입자는 나홀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KT 가입자는 전날보다 828명 줄어든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46명, 582명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현지사 화재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자 불편을 느낀 고객이 번호 이동을 한데다, KT가 사고 수습에 몰두하느라 경쟁사들과 마케팅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피해복구와 사태수습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하면 KT의 가입자 감소세는 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본격적인 5G 시대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타사의 활동에도 찬물을 끼얹어 그간 베어마켓(대세하락장)에서도 강세를 보였던 통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통 3사는 내달 1일 5G 전파 송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5G 시대 개막을 알릴 예정이었지만, 통신망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관련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는 등 소극적 행보로 돌아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본격적인 5G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에 일어났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