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돕는 제도를 통제 고삐로 가격개입 정당화...‘양날의 검’ “차라리 제도 없애자” 주장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정부가 ‘통제금융’의 고삐를 죌 수 있는 배경에는 각 업권별로 부여된 ‘제도혜택’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의 수혜는 민간 참여로 정부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낳았다는 점에서 일방적 ‘혜택’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며 카드업계 시장가격 조정에 나섰다. 그 배경에는 ’카드결제를 반드시 해야하는‘ 의무수납제가 있다. 1997년 도입 이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2001년 230조원에서 지난해 703조원으로 급증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지만 급격히 증가한 이용률은 오히려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 근거로 사용한다.
하지만 카드 사용 보편화로 세수가 투명해진데 따른 정부의 수혜도 상당하다. 무이자할부 중단, 각종 할인혜택 등이 줄면 정부의 간접세수도 영향을 받게 된다. 카드수수료 인하 수혜를 받는 영세 자영업자 대부분은 소득이 면세점 근처이거나 이하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만히 놔두면 몇 십년 간 잘 지속될 산업을 규제해 망가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는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민간 소비지출에서 카드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독과점 수단”이라고까지 밝혔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에서는 “차라리 의무수납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은행에 대한 ’관치‘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도 이른바 ‘제도혜택’이 있다. 대형 시중은행은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Bail-Out)을 통해 위기를 넘겨왔다.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에 은행들을 신용등급을 받아왔다. 자금조달 비용으로 보면 상당한 혜택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이른바 채권자 손실부담(Bail-In)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금융지와 은행은 베일 인 제도의 성급한 도입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뻔히 보이는 손’의 통제를 벗어나려면 정부 지원에 의지한 신용등급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은 의무가입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확대되며 업계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의무가입으로 손보사들이 손쉽게 영업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보험료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손보사들은 자동자보험영업 손익은 줄곧 적자다.
생명보험사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인 IFRS17 도입에 따른 부담이 상당하다. 고령화 등으로 매출은 줄어드는데 자본부담은 높아지며 주주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RBC(지급여력비율) 방어를 위해 과거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팔던걸 보장성 보험 위주로 돌리고 있다”며 “작년부터 수입보험료가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보험료가 작년보다 유입이 줄고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태윤 교수는 “과거 판매한 상품들이 지금의 저성장 구도에서는 영업이 쉽지 않고 수익성 부담 위험은 커 보험사와 정책당국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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