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외치며 혜택은 축소 고용불안ㆍ내수훼손 우려도 입체적 접근 못해 부작용만↑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정부가 서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금융시장에서 가격 통제를 하고 있지만, 실제 혜택을 보는 계층보다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이들이 더 광범위한 실정이다. ‘통제 금융’으로 전방위적으로 소비자의 금융혜택이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가 일부 계층에 국한돼 그 효과가 왜곡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6일에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수익보전을 위해 대대적인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을 발표했다. 덕분에 카드사는 최대 1조4000억원 가량 수수료를 내리고, 카드 소비자들은 그간 받아왔던 부가서비스 혜택의 4분의 3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 24만명의 차상위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 3000만명의 카드 소비자들이 누렸던 혜택을 줄이는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만약 카드사들이 이번 수수료 개편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다면 단순히 놀이동산이나 영화관 할인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 내 이웃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소비욕구를 자극했던 카드사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등 서민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최고금리 인하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자 지난 2월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했다. 하지만 결과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보다 신규대출이 거절되는 등 아예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나았다.
실제로 서민금융연구원이 최근 3년 내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377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고금리 인하 후 2명 중 1명(49.8%)이 대출을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대부업체들도 32.7%가 지난 2월 이후 신규 대출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과 보험의 실손보험료 인하 등도 금융기관별 차별성을 없애고,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이른바 ‘부작용’이 나타나며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집값을 잡기 위한 금융권 전반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도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의 가격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서울 등 주택분양 시장에서는 이른바 ‘현금부자’들이 ‘로또 청약’의 수혜를 독차지하고 있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통제는 정부의 정책 목표인 서민의 부담 경감보다는 오히려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나 금융접근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최소한 금융사와 고객 간 접점을 끊는 부작용은 없애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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