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고객 요청해야 안내 이니스프리 ‘혼자 볼게요’ 바구니 롭스 일부매장 ‘도와종’ 벨 설치
유통ㆍ뷰티업계에 ‘조용한 소비’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고객과 직원의 접점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언택트(Un-tactㆍ비대면)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ㆍ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다. 일반적으로 키오스크, VR(가상현실), 챗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뜻하지만, 단순히 발상의 전환만으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사례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매장 입구에 두 가지 종류의 바구니를 비치했다.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들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직원이 먼저 말을 걸지 않고, ‘도움이 필요해요’ 바구니를 든 손님에게는 다가가서 제품을 추천하거나 피부진단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직원의 간섭 없이 ‘나홀로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배려한 섬세한 서비스다. 지난 2016년 8월 처음 도입돼 5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되다가 현재 대학로 직영점을 포함한 401개의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10~20대인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에 태어난 세대)는 제품 정보를 온라인에서 습득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사전에 확인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테스트해보는 소비 방식을 추구한다”며 “매장 내 직원이 설명해주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고려해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이러한 언택트 서비스는 헬스&뷰티(H&B)스토어와 뷰티 편집숍의 핵심적인 전략 요소가 되고 있다.
올리브영의 서비스 정책이 언택트를 기반으로 하는 게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매장 직원은 고객이 요청하기 전까지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고객이 무엇인가를 원하는 것처럼 보일 때만 “필요하면 말씀해주세요”라고 말을 한다. 고객은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테스터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천천히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도 고객이 요청하기 전까지는 매장 직원이 쇼핑에 관여하지 않는 ‘뷰티 놀이터’를 지향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도 이니스프리와 마찬가지로 셀프ㆍ헬프 바구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0일 기준 360개 점포에 도입했다.
실제로 고객들은 이러한 언택트 마케팅을 H&B스토어의 강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올해 초 실시한 H&B 스토어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21.7%는 H&B스토어의 장점으로 ‘마음 편히 쇼핑을 할 수 있다’를 꼽았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롭스는 일부 매장에 ‘도와종’이라는 호출벨을 설치했다. 벨을 누르면 직원이 해당 위치로 찾아오는 서비스로, 1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에 도입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태원점에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올해 7월 청주성안길점에도 설치했다.
이진아 롭스 마케팅팀 팀장은 “엘포인트 고객의 46%가 20대인데 이들은 직원들의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호출벨 서비스는 언택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고객들이 방해받지 않고 쇼핑하다가 필요할 때만 직원을 찾도록 하는 서비스”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