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콜 혹은 개별 접촉 가능성 -한국 정부 패싱 논란…기업들 ‘곤혹’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총수급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던 국내 주요 그룹들이 미국 정부 측으로부터 ‘대북사업 보고’를 요구받은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미 정부가 국내 주요기업들에 대북사업 현황 자료 제출과 컨퍼런스 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일종의 경고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방북에 응한 주요 그룹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전해졌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현대 등 방북 명단에 포함됐던 그룹들은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이같은 취지의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관이 우리 정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개별 기업 접촉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미국 측은 이들 그룹에 방북 전후로 검토하고 있는 대북사업 준비 상황 등을 알려달라면서 접촉 일정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과 LG, SK 등 기업들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최종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며, 방식은 이들 그룹이 모두 참여하는 콘퍼런스콜(전화회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순차적으로 개별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 대사관의 전화를 받았다고도, 안받았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대북 제제의 여건 하에서 현실적으로 남북 경협 사업을 진행할 동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이 미 대사관과의 컨콜에서 특별히 전달할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접촉은 미국 재무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9월 국내 7개 국책·시중은행과 콘퍼런스콜을 열고 대북 제재 준수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그룹은 미국 정부가 직접 우리 민간 기업에 연락한 것을 놓고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를 제쳐놓고 미국 정부가 국내 그룹에 개별적으로 연락해온 것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정부 간에 충분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줄 알고 방북했던 그룹 총수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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