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日사례 분석

주식 매수를 통해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참여 선언이 해당 기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가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들의 1년간 주가 상승률은 시장 평균을 5%가량 웃돌았고, 시장 평균을 상회한 경우도 60% 이상이었다. 기업별로 주가 흐름이 큰 차이를 보여 상관관계가 증명됐다고 보기엔 힘들지만, 적어도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기적인 개선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4일 메리츠종금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0건에 불과했던 아시아 지역 내 행동주의 캠페인의 개수는 지난해 106건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미국 외 지역에서 추진된 행동주의 캠페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기간 12%에서 30%로 늘어났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아시아 전체 캠페인 횟수 중 32%를 점유하고 있는데, 지난 3월 말 기준 행동주의 펀드가 보유한 일본 내 주식의 규모는 1조6000억엔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행동주의펀드란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한 뒤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펀드자금을 의미한다. ‘

주주 자본주의’를 앞세워 단기 시세차익을 거두려 한다는 지적이 있는 한편 경영구조를 효율화해 장기적인 성장을 유도한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 내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증가한 배경에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이 자리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서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가 기업 가치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간 아시아 지역에서는 기업의 복잡한 기업지배구조와 보수적인 투자 문화의 영향으로 행동주의 투자가 자리 잡지 못했다”며 “그러나 행동주의 투자자의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의 권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데다 구체적인 논리를 제시하고 있어 기관투자자의 지지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목되는 점은 행동주의펀드가 경영참여를 선언한 기업의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일본에서는 228개 기업이 행동주의 투자자의 타깃이 됐는데, 이들 기업의 캠페인 시작 이후 1년간의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일본의 대표 증시 지수 토픽스(TOPIX)의 등락률을 약 5.1%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낸 경우도 많았지만, 1년 누적 수익률이 토픽스 등락률을 웃돈 경우는 64%에 달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