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의 핵심이 공시가 현실화로 귀결되면서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현미 장관과 김학규 원장 모두 공시가 현실화를 사실상 공언한 상태다.

현행 공시가격의 근거는 부동산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이다. 법적 정의는 ‘적정가격’으로,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이다. 이법 시행령에서도 실제 주변 등에서 이뤄진 거래가격과 임대료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현재 시세의 50~60%, 적게는 40%대인 공시가격은 법 취지에 어긋나는 셈이다.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고가 단독주택과 상가 등 가격이 시세와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보유세 부과의 합리성이 미흡하다”며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공시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3년 임기 안에 바로 잡겠다”고 공언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25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낮은 공시지가 현실화 수준과 가격ㆍ지역별 불균형을 잘 알고 있으며 자문과 의견수렴을 거쳐 형평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시가 논란은 해묵은 숙제다. 최근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의 일관성 없는 측정이 신뢰성 훼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지자체별 공시지가 상위 100곳의 시세반영률이 평균 37%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소수 법인과 고액 자산가들이 수백억원의 낮은 공시지가의 혜택의 누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토지는 소수 법인이나 고액 자산가에게 집중돼 있어 형평성 문제가 꾸준하다. 실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토지분의 종부세 중 84%를 법인이 냈다. 경실련이 조사한 개별지 역시 대기업과 고액 자산가의 소유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실화를 향한 과정이 쉽지는 않다. 공시가격에 특화된 시스템 자체가 없고, 시세와 벌어진 기준을 새로 맞추기 위한 축적된 데이터도 충분치 않은 탓이다.

김 원장은 “공시가격에 대한 인식이 고가주택은 낮고 싼 주택은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 문제의 시작”이라며 “감정원의 작업을 통해 공시가격의 형평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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