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6ㆍ10 민주항쟁 31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역사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이 시민사회로 돌아와 어떻게 운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열리는 6ㆍ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대독하는 기념사를 통해 박종철 군 고문 치사 사건 등이 벌어졌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사회에 환원하는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지난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다 숨진 곳으로 그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보안분실로 쓰여오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폐쇄하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 2005년 10월 경찰청 인권센터로 바뀌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국가폭력의 주체였던 경찰이 대공분실을 운영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시민사회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해왔다. 특히 영화 ‘1987’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행안부는 시민사회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환원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이후 경찰청, 서울시,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지자체나 공공단체가 국유재산을 비영리 공익사업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국가는 대부료를 면제할 수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에 따라 남영동 대공분실이 시민사회에 의해 운영되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탄압한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고 이를 역사의 아픔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꿀할 전망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남영동 대공분실이 경찰에 의해 운영되면서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보다는 경찰의 홍보 현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본격적으로 민주화운동과 인권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면 방문객 수도 크게 늘 전망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22.4명에 불과했던 방문객 수는 영화 ‘1987’ 개봉 이후 103명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이번 6ㆍ10 민주항쟁 기념식 ‘민주에서 평화로’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기념식에는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유족단체와 6월항쟁계승사업회, 사월혁명회 등 민주화운동단체 회원을 비롯해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한 일반 시민과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