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최소 근무시간만 채우면 나머지 시간은 직원 자율에 맡겨

선택적 근로시간·시차 출퇴근 등 기업들 ‘유연 근무제’ 도입 잇따라

다음달부터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다음달부터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주요 그룹들이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근무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 ‘일ㆍ가정 양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흐름을 감안해 단순히 근무시간 단축에 그치지 않고 근무시간에 자율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나타난다.

일정기간 총 근로시간 내에 근로자가 자유롭게 근로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직원이 정해진 근로시간 내에서 출퇴근과 업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유연 근무제가 이미 정착돼 있다”면서 “단순히 직원 복지 차원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생산성 제고 차원에서 (유연 근무제) 도입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9 to 6(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가 사라진다=주요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대비해 내놓고 있는 근무제도 개편안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흐름은 ‘정시 출퇴근’이 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자율성을 보장하는 자율ㆍ시차 출퇴근제를 도입ㆍ운영해 온 기업들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잇따라 도입하며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월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도입 배경에 대해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효율적인 근무 문화 조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미 ‘주 단위’로 최소 20시간 근무시간을 채우되 나머지 시간은 자율에 맡기는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마련한 선택 근로시간제는 이를 ‘월 단위’로 확대하는 것이다. 해당 제도 도입으로 삼성전자 직원들은 월평균 주 40시간 이내(주 단위 최소 20시간 근무)에서 출퇴근과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신제품ㆍ신기술 연구개발(R&D) 인력에게는 ‘재량 근무제’를 시행한다. 업무 수행 방법이나 업무 시간 배분을 직원의 재량에 맡기는 제도로, 주 단위 최소 20시간의 근무시간 의무 역시 없다.

한화케미칼은 탄력근무제ㆍ시차 출퇴근제 등을 포함하는 ‘인타임 패키지(In Time Package)’를 시행한다. 6월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정식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인타임 패키지’의 핵심 역시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2주 8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근무를 한다. 직원들은 탄력 근무제를 야근의 경우 뿐 아니라 주말 부부, 육아 부담 등 직원들의 개인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 후 조기 퇴근하면, 2주 내 본인이 원하는 날 초과 근무를 통해 주 평균 40시간을 채우면 된다.

이와 함께 한화케미칼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시차 출퇴근제’도 함께 도입했다. 선택한 시간은 한 달 기준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개인 상황에 맞게 요일 별로 지정할 수 있다. ▶주 40시간 근무 연착륙 中…선택적 근로 도입 확산 움직임=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일찍이 도입한 ‘주 40시간’ 근무제도도 연착륙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시행 중이다. 사무직 직원들이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운영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기술사무직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적용, 직원들이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1일 4시간 이상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부터 본사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지정된 ‘집중 근무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은 개인 여건에 맞춰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지난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탄력근무제, 선택적근로시간제, 익일 대휴 등의 제도 도입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도 근로시간 유연화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2주 단위로 80시간 내에서 직원 스스로 업무시간을 설계하는 제도다. KT는 지난 3월부터 근로시간 관리체계 개편에 들어간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개인별 출퇴근 시간 기록, 연장근로 사전신청 및 승인 등을 담은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