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다스 소송비 뇌물수수 등 16개 혐의를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9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와 특별수사2부(부장 송경호), 서울동부지검 다스 비자금 특별수사팀(부장 노만석)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은 10일 만료된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뒤 직접 조사를 3차례 시도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완강해 거부해 ‘옥중 조사’는 결국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의 공소장은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 사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가법)상 뇌물 ▷특가법상 국고손실 ▷특가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7개 죄목으로 16개 범죄 사실을 적용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핵심 혐의는 삼성전자가 다스 소송비 대납 명목으로 건넨 67억 원 등 110억 원대 뇌물 수수, 다스 비자금 조성 등 350억 원에 이르는 횡령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유력 대선주자 시절이던 2007년 8월 경 다스의 BBK 투자자금 회수 소송을 미국 로펌 에이킨검프(Akin Gump)에 맡기고, 에이킨검프 소속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에게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전자로부터 약 580만 달러(약 67억 원)를 수수하고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직접 보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당시 이 전 실장으로부터 다스 소송비 지원 관련 보고를 받고 승인했으며, 그 혜택으로 2009년 12월 특별사면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 뇌물 공여 혐의가 이 회장으로까지 뻗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소남(69) 전 의원 등으로부터 공직 임명, 비례대표 공천 등 명목으로 모두 36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공소장에 적혔다. 대통령 임기 중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통해 국정원 자금 7억 원을 수수한 의혹도 있다.

2009년 다스 경리직원의 횡령 자금 회수이익을 허위로 회계처리하여 법인세 31억 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도 포함됐다. 또 다스 미국 소송 지원과 처남 고(故) 김재정 씨 명의 차명재산의 상속세 절감 방안을 청와대 및 외교부 공무원에게 검토시키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41) 씨와 형 이상득(82) 전 의원 등 친인척들도 범죄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차례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3일 시형 씨를 두 번째로 불러 다스를 통한 횡령ㆍ배임 혐의를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지배권을 시형 씨에게 승계하기 위한 방안을 김 전 기획관에게 검토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뇌물과 국정원 특활비 수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윤옥(71) 여사는 검찰 조사가 이뤄진 뒤 사법처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가운데 장다사로(61)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받은 의혹이 있는 10억 원, ‘민간인 사찰’ 폭로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5000만 원은 이번 기소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 전 기획관은 청와대 예산을 전용해 불법 여론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나 관여가 확인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또 현대건설이 2010년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에 건넨 2억 원대 뇌물도 검찰이 입증해야 할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