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삼양식품 소송 후 中굴삭기·라면 활황도 소용없어 공매도로 주가 하락폭 더 커지기도
소송은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특히 상장사의 경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랭해, 주가하락을 불러오는 악재이기도 하다.
최근 소송에 휘말린 상장사들은 개선되는 업황과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지난 2일 이후 주가가 16%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2월 중국법인(DICC) 매각을 둘러싸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추가 배상을 요구하는 ‘잔부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지난 2심에서 확정된 1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7000억원 규모의 배상을 추가로 요구하는 소송이다.
FI 측은 지난 2월 100억원 규모의 주주 간 계약 소송 2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FI 측은 2011년 DICC에 20% 지분 투자를 했는데, 투자 조건으로 내건 동반매도청구권 행사에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기업공개(IPO)와 매각이 무산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시장에서는 대법원 확정판결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재무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석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DICC의 공개매각 추진 당시 기업가치에 비례한 FI 측 지분 가치를 2018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최대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하락은 최근 굴삭기 업황이 중국 건설 경기 활황으로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지난 3월 중국 굴삭기 시장의 전체 판매량은 3만대를 넘어서 올해 연간 판매량이 전년보다 22% 증가한 16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굴삭기 시장점유율은 지난 1월 7.4%에서 2월 10.5%로 상승해 중국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기도 했다.
삼양식품 역시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소송 문제가 불거져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연초 10만원이던 삼양식품의 주가는 취근 8만원 초반까지 밀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입소문을 타며 1200만개 이상 팔린데다 1월 라면 수출금액이 전년보다 17% 증가하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7.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가하락이 펀더멘털 악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삼양식품의 주가하락을 이끈 것은 소송 이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6년 5월 미주 지역 수출을 책임지던 삼양USA로부터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삼양USA는 1997년 이후 100년간 미주지역에 삼양식품 제품을 독점 판매할 권리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이 다른 업체에도 제품을 넘기는 병행수출을 하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3일에서야 “합의금 410만달러(한화 45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해 공시위반 제재금 1200만원과 함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시장에서는 “2016년 당시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공시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송 이슈에 주가 하락폭이 커지는 것은 공매도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법원 판결에 2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를 예단해 주가에 반영할 필요가 없는데 시장에서 이를 공매도에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악재가 터진 만큼 주가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세력이 쌓아뒀던 대차잔고 물량을 쏟아내며 실제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와 삼양식품의 최근 공매도 거래 비중은 연일 20~30%대를 유지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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