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ㆍ미중 무역 분쟁 자금 이탈 야기 - 당분간 국내 증시 박스권 등락 가능성 커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외국인의 매도세로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위협 받는 등 불안한 증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 흐름과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6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6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6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외국인은 2조45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팔자’가 두드러진 업종은 전기ㆍ전자로 같은 기간 736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대표 종목인 ‘대장주’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6거래일 동안 16만2654주를 순매도해 보유율이 52.34%에서 52.22%로 낮아졌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49만9000원에서 240만6000원으로 3.72% 하락했다.

외국인은 1월 한 달간 1조975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4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투자심리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2월, 3월 들어 외국인은 연속 순매도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무역분쟁 우려와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점이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이 나쁘지 않고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하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은 커졌지만,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악재가 신흥국과 선진국 증시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2월부터 시작한 조정이 벌써 3달째를 맞으면서 외국인도 포지션 조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가 수출주의 실적 불확실성을 자극하면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환율 방향성과 이익전망 신뢰 사이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며 “수급적인 측면에서 코스피 향방의 키를 쥔 외국인의 순매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또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우려는 업종별 등락에서도 나타난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전기ㆍ전자 업종을 포함한 수출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은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셀 코리아’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조정이 적어도 북미 정상회담과 미ㆍ중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말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비관적인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 매도세를 공격적이거나 추세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익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장은 박스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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