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암초에 경영여건 좋아져 CEO “메모리 있는것 안나빠” 4월 이후엔 계약 해제권 발생 일부 주주 “알짜 매각 아깝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매각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 암초를 만난데 이어 주주와 경영진들 마저 매각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매각 무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월 이후에는 도시바에 매각 계약 해제권이 발생한다. 계약 해제권이 발생하면 도시바는 일정 조건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

업계에서는 “도시바의 매각 철회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미ㆍ중 통상전쟁 및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장기화로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TMC)’ 상장과 같은 대안을 내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 회장 “메모리 있어도 나쁠건 없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일 취임한 구루마타니 노부아키(車谷 暢昭ㆍ61) 도시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도시바메모리가) 매각되지 않아도 경영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구루마타니 회장은 매각과 관련해 “조기완료가 목표”라면서도 “(메모리 같은) 사업이 적당량 있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하게 안정적으로 캐시를 만들어내는 (인프라 같은) 사업과 부침이 심한 (메모리 반도체 같은) 사업을 적정수준 영위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독점금지법 심사 지연과 관련해서는 “규제당국이 허가하지 않으면 그것은 ‘계약 해제권’ 이전의 문제로 자동적으로 매각할 수 없게 된다”며 “(매각을) 하고 싶고 하기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비율은 10% 이상이어서 경영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계약 해제권 행사여부와 관련해서는 “합의한 이상 기본적으로 성실하게 거래를 이행하는 것이 세상의 상식”이라며 “완료시기가 늦어지고 있지만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담담히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슈퍼호황 알짜기업 매각 아깝다” 확산= 내부의 달라진 기류 변화는 도시바 경영 여건이 지난 1년새 개선된 데 따른 반응이다. 도시바는 작년 초만해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지만 같은 해 12월 6000억엔 규모의 증자에 성공하며 자기자본비율을 11%까지 끌어올렸다. 도시바의 자기자본은 지난달 말 현재 4600억엔(4조5600억원)으로 자본잠식이 우려됐던 도시바메모리 매각 결정 당시보다 호전됐다. 2018년 3월기(2017.4~2018.3) 연결 최종 손익은 5200억엔(5조1560억원)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경영여건이 나아지자 도시바 주주들 사이에서는 매각 반대파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연간 영업이익 1000억엔(992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사업이 도시바엔 없다”며 반도체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도시바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한다.

또 “매각가 2조엔(약 20조원)은 너무 낮게 책정됐다”며 매각액을 높여 재협상하거나 기업공개(IPO)하라는 움직임도 나온다. 도시바 정기주주총회는 6월말 열릴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도시바의 매각 철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도시바가 조기완료 원칙에 변함이 없고 주거래 은행단이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데다 회사 재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는 작년말 현재 은행 차입금 등 1조1000억엔(1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매각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재무전략과 경영재건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은 작년 9월 도시바와 2조엔 규모로 반도체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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