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공매도 신용융자 담보 물량 활용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발로 동의 저조 “상승 바라고 샀는데…하락 베팅” 거부 기관·외인과 공매도 접근성 격차 확대 공매도 세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에 대한 기관ㆍ외국인 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는 빚내서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담보로 맡긴 주식만이 재원으로 활용되는데, 공매도에 대한 반감을 가진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이 본인이 담보로 맡긴 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로 맡긴 주식이 보다 쉽게 공매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동의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이 대책으로 언급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투자자금을 빌려주면서 취득한 담보주식을 다른 개인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신용거래대주’의 잔고는 105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대주의 핵심 중개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은 지난 2016년 10월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지난해 6월 다시 선보였으나, 시장 규모는 중단 직전의 300억원 수준의 3분의1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주가 하락을 예측하는 개인투자자는 신용거래대주를 통해 주가가 비쌀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갚아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투자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신용거래대주를 활용하는 방법뿐이어서 신용거래대주는 ‘개미의 공매도’로도 일컬어진다.
신용거래대주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재개된 증권금융의 대주 서비스가 중단 이전과 비교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증권금융이 대출담보로 가진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제3의 개인투자자에게 빌려줄 때 해당 사실이 고객에게 명확하게 고지되지 않았다. 주식 담보를 신용거래표준약관상 포괄적 이임으로 해석한 증권금융이 담보주식을 별도 동의 없이 대주재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면서 금융위원회와 증권금융은 서비스 개선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6월부터는 신용거래 담보주식을 빌려줄 때 해당 고객의 별도 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높은 이자를 내며 주식을 빌린 개인투자자의 대부분은 본인의 담보주식이 ‘하락 베팅’에 활용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거부감이 증권사들의 서비스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증권금융이 신용거래대주를 중단하기 전, 증권금융과 연계해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던 증권사는 총 17곳에 달했으나, 현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등 5곳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금융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안타증권을 포함해도, 서비스 제공 증권사 수가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담보주식이 신용거래대주로 보다 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공매도 자체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겠으나, 공매도에 대한 거부감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기관ㆍ외국인투자자들과의 공매도 접근성 격차를 줄인다는 점에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의 주식을 공매도에 대한 수요가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도 대책으로 거론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의 근본적인 해결법은 개인들에 대한 공매도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는 것”이라며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취득된 주식은 기본적으로 대주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동의 절차를 개선하거나, 개인들이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의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