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등 추천 받은 16명 합격 여성 2명 탈락...남성 2명 합격 명문/해외유명대 14명에 특혜 ‘13년 비리검사 잠정결과 발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KEB하나은행이 2013년 신입행원 채용 때 은행 고위 임원ㆍ청와대ㆍ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 등의 추천을 받아 합격기준에 미달한 지원자 16명을 합격시킨 걸로 드러났다. 명문대ㆍ해외유명대 출신자를 우대해 14명을 붙이고, 이로 인해 비(非) 명문대 졸업자는 같은 수만큼 불이익을 받은 걸로 나타났다. 이 은행은 또 동일 직무임에도 4대 1 비율로 남성을 더 많이 뽑겠다고 계획적으로 추진한 걸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18명의 금감원 임직원으로 구성된 특별검사단이 3주(3월 13일~4월 2일)간 들여다본 결과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때 특혜 채용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낙마한 뒤 진행한 고강도 조사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은 특혜 채용 연루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검사반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2013년 하나은행 최종합격자 229명 가운데 특혜 합격자는 총 32명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은 특별검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출했으며, 수사 결과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금수저 대물림 확인…서류전형 때부터 ‘최종합격’ 내정=검사 결과, 유력인사가 추천한 지원자는 105명이었고, 이 중 16명이 특혜로 합격했다.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이라고 표기돼 있는 사례도 있었다. 이 지원자는 서류전형ㆍ실무면접 점수가 합격 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합숙면접 점수도 태도 불량으로 ‘0점’이었지만 실제로 최종합격했다. 금감원이 인사 담당자들의 클라우드 서버ㆍ미사용 PC에 있는 파일을 복구한 결과, 추천자는 ‘김○○(회)’라고 돼 있었다.

검사단장을 맡은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은 되지만, 특정할 만한 건 없었다”며 “검사반이 인사담당자에게 물었을 때 ‘(회)’자가 회장 또는 회장실일 거라 추정된다고 했는데, 내용이 확인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태 회장은 ‘기억나는 게 없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검사반장에 말한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추천내용에 ‘함모 대표님’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역시 합숙면접 점수가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임원면접에 올라 최종합격했다. 현 하나은행 함영주 은행장이 추천자였던 것으로, 함 은행장도 특혜 채용을 부인했다고 한다. 추천서류에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는 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명은 합격할 수 없는 점수였는데 붙었다. ‘짱’은 2013년 당시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뜻한다. 금감원은 김 전 은행장이 모 금융지주 임원 등의 부탁을 받고 지원자를 추천했음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추천내용에 국회정무실ㆍ청와대 감사관 조카 등이 표시돼 있던 지원자도 면접 점수 등을 높여 합격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낙마를 부른 건의 경우 추천 내용에 ‘최흥식 부사장’이라고 표시됐고, 지원자는 점수가 합격기준(419점)에 1점이 모자랐지만,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합격한 걸로 조사됐다.

▶대학차별ㆍ성차별=하나은행의 특정대학 선호 경향은 뚜렷했다. 소위 명문대 출신에게 특혜를 줘 탈락자 14명을 합격처리했다. 인사부장ㆍ 팀장 등이 참여하는 전형 단계별로 회의를 열어 결정한 결과다. 2013년 하반기엔 실무면접에서 탈락한 A대학 졸업자 남성 9명을 합격시키고, B대학을 나온 9명은 합격권임에도 일괄 탈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최성일 부원장보는 “A대학은 하나은행이 생각하는 1등급 대학이었고, B대학은 2등급 대학”이라고 했다. 합숙ㆍ임원면접 단계에서도 명문대 지원자를 중심으로 원점수 기준으론 불합격권인 12명을 합격처리한 걸로 나타났다.

성차별은 시스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채용 때 합격권 안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의 남성 2명을 붙였다. 이는 동일직무에 남성을 더 많이 뽑기로 서류전형 때부터 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2013년 하반기엔 사전에 남녀를 4대 1 비율로 뽑기로 한 정황이 나타났다. 실제 채용된 남녀 비율은 5.5대 1로 더 차별적이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여성의 커트라인이 남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남녀차별없이 커트라인을 적용했다면, 남녀 비율이 1대1에 근접해 여성합격자는 619명 증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소지가 있는 하나은행은 이런 채용 정책 영향으로 정규직의 남녀 비율이 8대 2 수준이다. 시중 5대 은행 가운데 여성 직원의 비율이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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