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혐의 207쪽·의견서 1000쪽 제출 “18개 혐의…박근혜보다 가볍지 않아” 22일 밤 늦게 구속여부 결정될 듯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여부가 이번 주 내 가려진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와 이 전 대통령이 범행의 최종 지시자라는 점 등을 들며 구속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심사는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영장전담 박범석(45ㆍ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가 심사를 맡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많고 사건이 복잡해 결과는 22일 밤 늦게 또는 이튿날 새벽 나올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영장 심사 일정이 확정되자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법원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비서실은 전했다.
영장 발부 여부를 가를 승부처는 11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가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로부터 다스(DAS) 소송비를 받은 혐의가 60억여 원으로 가장 크다.
검찰은 법원에 제출한 영장 청구서에서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규정하고, 소송비 대납이 직접뇌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조사 때처럼 영장 심사에서도 ‘다스 경영에 개입한 바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소송비 대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9일 207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구속 필요성을 담은 10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닷새 동안 영장 청구 여부를 고심한 끝에 구속 수사가 필수적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최근에도 말을 맞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증거 인멸 우려가 높고, 개별 혐의만으로도 구속 수사가 불가피한 중대 범죄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물증과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통해 범죄 사실이 상당 부분 소명됐고, 범행의 최종 지시자이자 수혜자로서 이 전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들이 작년 박근혜(66)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적용된 혐의들과 비교하여 질적ㆍ양적으로 가볍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장 청구서에 적힌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수수 ▷특가법상 국고손실 ▷특가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이다.
개별 범죄 사실은 10여개에 이른다. 다스 관련 비자금 조성 등 350억 원대 횡령, 청와대 차원의 다스 소송 개입,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민간 분야의 뇌물 수수, 청와대 문건을 다스 ‘비밀창고’로 빼돌린 혐의 등이 청구서에 빼곡히 적혔다.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이 영장 심사를 받고 구속된지 약 1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2명째 구속 수감 기로에 섰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19일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영장 청구에 대해 “국가권력이 총동원돼 진행된 ‘이명박 죽이기’로 이미 예상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덧씌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