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안감 덜고 긍정적 시그널 신용등급 등 금융시장 안정 기여 외국인 직접투자 여건 개선 전망
남북이 다음달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고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등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면서 최대 위협요소였던 북핵 관련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희석돼 우리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평화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에도 과연 지속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일단 해소되게 됐다. 실제로 올림픽 이후 ‘100일 반짝 평화’라는 말까지 나왔으나, 특사 카드를 이어가며 뜻밖의 진전을 이뤄냄으로써 리스크 완화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이다.
이에 힘입어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상향조정의 걸림돌 중 하나를 줄임은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저평가됐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기획재정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북핵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등급의 상승 또는 하락을 이끌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아왔다.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이러한 리스크가 감소하면 등급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항상 지적돼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이 잇따르고 이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행동을 경고하면서 전쟁위기가 고조돼 지정학적 리스크도 최고조에 달했다. 우리경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하는 한편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남한 방문 등으로 평화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남북한과 북미 간 북핵 문제에 대한 현격한 시각 차이로 평창올림픽 이후에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 남북이 특사 교환을 통해 다음달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하고,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한편 북미대화 용의를 표명하는 등 남북관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돼 ‘한반도의 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여러 경로로 우리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엇보다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대외 차입금리 하락 등 자금조달 여건이 유리해지고, 외환ㆍ증권 등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ㆍ5 남북합의’가 전해진 후 처음 열린 7일 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0원 이상 급락(원화가치 급등)하고 주가가 상승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과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 완화로 우리에 대한 직접투자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비핵화 대화가 진전돼 대북 제제가 완화되고 남북 경협과 그동안 폐쇄됐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이 재개될 경우 우리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선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이 많고 넘어야 할 산이 높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보다는 남북관계와 북미대화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남북합의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분명하면서도 공통의 목표를 향해 의미있는 첫발을 뗀 사건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