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핵화 없는 특사 축하사절단 불과” -北, 특사 방북 계기 북미대화 입장 변화 주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방북하면서 지난 2007년 12월 노무현 대통령 때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 차원에서 방북한 이후 11년만의 특사 방북이 이뤄지게 됐다.

청와대는 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고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으로 꾸려진 대북특사단을 5일부터 1박2일간 서해 직항로를 통해 파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정 실장을 수석으로 내세운 것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청와대와의 직접적인 대화채널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특사단에 이례적으로 정 실장과 서 원장 등 장관급 인사가 2명이 포함된 것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그리고 폐막식 때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 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를 대거 내려보낸 격식에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북특사단은 1박2일간 길지 않은 평양 방문 일정 동안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북한 고위인사들과 만나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대화 성사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특사단 방북은 평창올림픽에 김 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 방남에 대한 답방 의미가 있다”면서 “1박2일간 평양에 머무르며 북한 고위급 관계자와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여건조성,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특사단의 방북 성과는 북한으로부터 핵ㆍ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변화된 메시지를 받아올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당장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비핵화 전제 없는 대북특사는 ‘위장평화 쇼’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차 대전 직전 영국 국민은 히틀러의 위장 평화공세에 속아 대독 유화정책을 편 네빌 체임벌린 수상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고, 2차대전 발발 직후 영국은 참화 속에 수많은 국민이 죽고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며 “문재인 정권의 대북 대화 구걸정책과 대북특사 운운도 북한의 핵 완성시간만 벌어주는 체임벌린의 대독 유화정책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비핵화 전제없는 대북특사는 북핵 개발 축하사절단에 불과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북특사를 보내며 마치 그들이 평화를 가져올 것처럼 위장평화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반도정세와 북핵문제의 중대 분수령이 될 북미대화의 주역인 북한과 미국은 대화의 문은 열어놓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팽팽한 기싸움만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사실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지만, 북한은 결코 대화를 구걸하지 않는다면서 전제조건적인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을 수용한 만큼 일부 진전된 메시지를 내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대북특사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주로 논의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모를 리 없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혔다면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기존의 입장과는 다른 타협안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번 한 차례의 사절단 파견으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북한과 만족할만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절단 파견에 너무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남북이 접점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여러 차례 고위급 접촉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