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검증 어려워…지방선거 숨은 변수로 - 어느 진영, 후보가 자유롭다 예단할 수 없어 - 성추문 한번 걸리면 끝…국민표심에 영향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지방선거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를 막론하고 ‘성문제 인사는 배제’ 원칙을 세웠지만, 사전검증은 어렵다. 또 사후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ㆍ권성동 자유한국당ㆍ이학재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기획단장은 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문제 특성상 ‘이미 밝혀졌거나, 문제가 제기되지 않으면 사전에 검증하기는 어렵다’며 후보자 선별 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성폭력ㆍ성매매 범죄 경력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를 포함해 형사처분 시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야권도 성문제는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밝혀진 내용에 대한 후보검증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과거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운동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공천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문제가 제기되지 않으면 배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해자가 ‘연애감정으로 한 일이고, 결백하다’고 착각하는 일도 있기에, 후보가 인지하지 못한 성희롱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폭탄’이 진영을 막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백에 달하는 후보 숫자도 부담이다. 대통령 선거처럼 철저히 조사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단장은 “당이 나서서 뒷조사할 권한도 없고,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사후 대처 방법도 사실상 없다. 인터넷에 나온 주장만을 가지고 선거 도중 후보를 교체하기도 힘들다. 미투운동을 적대진영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던지고 보는 식으로 가는 진흙탕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

이 단장은 “확인이 된다면 처벌받지 않은 사안이라도 후보로 내지 않는다”면서도 “저 후보는 ‘뭐 했다’는 식으로 확인이 안 된 주장을 수용할 수는 없다. 상대방 진영에서 말하는 내용만 가지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각 정당이 뚜렷한 검증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미투운동은 이미 정치권으로 확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가 대표적이다. 여성 작가 A씨는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14년 나 포함 다른 여성이 박원순 캠프 총괄활동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후보와 캠프에서 성 관련 사건이 터지면 정치인 개인차원을 넘어, 정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투운동은 여심을 넘어 국민 표심 전체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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